1936년 1월 16일부터 1월 24일까지 『동아일보』에 총 7회 연재되었고, 1938년에 청색지사(靑色紙社)에서 간행된 평론집 『비평문학(批評文學)』에 수록돼 있다. 「전통과 기교문제」에서는 조선문학에서 ‘전통’이 결핍돼 있어, ‘기교’가 없고, 따라서 ‘예(藝)’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 ‘예’를 구현하는 것은 언어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요구되는 것이므로 조선의 작가는 조선어에 대한 풍요로운 탐구에 매진해야함을 강조한다. 김문집의 논의를 정리하면, 조선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조선적 언어의 미를 풍요롭게 탐구하는 것이며, 그럴 때 조선문학에서 결핍된 ‘전통’을 훌륭히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평론은 김환태와 더불어 인상주의 비평, 예술주의 비평, 창조주의 비평 등으로 김문집의 비평 성격을 특징짓는 데 바탕을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비평사적 의의를 갖는다. 이 평론이 발표되던 시기인 1930년대는 이른바 전형기(轉形期)의 비평으로, 카프(KAPF)의 정치편향주의적 비평 이후 대두된 모더니즘 비평, 휴머니즘론, 예술주의 비평의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즉, 김문집의 비평은 카프의 비평에 대한 명확한 대타의식을 뚜렷이 하였다. 특히 조선의 언어에 대한 비평적 관심은 김문집의 예술비평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문제의식이다. 이것은 조선문학을 평가하는 비평의 척도로서 작용한다. 그래서 김문집은 강원도 지역의 정서를 풍요롭게 구사하고 있는 김유정의 문학에 각별한 비평적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그의 비평은 ‘비평예술론’으로 이어진다. 작품을 비평하는 데에는 일체의 이데올로기적 요소와 무관한 언어 예술로 이뤄진 작품의 미적 가치를 평가하고 그것을 예술로서의 비평으로 표현하는, 비평의 창조적 예술성을 주창했다. 김문집은 당시『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활동한 최재서와 비평적 경쟁을 하면서 1930년대 전형기 비평의 주요한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