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기하학적 추상을 거부하고 미술가의 즉흥적 행위와 격정적 표현을 중시한 전후 유럽의 추상미술. 타시즘(Tachism)·다른 미술(Art autre)·서정적 추상(Lyrical Abstraction).
개설
연원 및 변천
1945년 포트리에의 ‘인질’전, 1946년 뒤뷔페의 ‘오트 파트’전, 그리고 1947년 볼스의 개인전은 미셀 타피에가 자신의 새로운 미학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전시회였다. 그 후 타피에는 일련의 전시기획을 통해 전후 파리의 미술가들 사이에 공유된 감성을 규정하려는 적극적인 시도를 펼쳐갔다. 타피에가 ‘앵포르멜’이라는 용어의 범위와 의미를 확대하고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은 폴 파세티 화랑(Galerie Paul Faccetti)에서 1951년 10월과 1952년 6월, 두 번에 걸쳐 기획한 ‘앵포르멜의 의미(Significants de l'Informel)’전과 1952년 12월에 역시 파세티 화랑에서 열린 ‘다른 미술(Un art autre)’전이었다. 이들 전시회에는 뒤뷔페, 포트리에, 마티유, 미쇼, 리오펠, 세르팡(Jaroslav Serpan), 아펠, 프란시스, 아르퉁, 마타, 폴록, 리시에, 리오펠, 술라주, 토비, 볼스 등 다양한 미술가들의 작품이 포함되었고, 특히 ‘다른 미술전’ 함께 발행된 도록에 포함된 그의 글은 형식적 미학의 관례에서 해방된 앵포르멜 미학의 선언서였다.
타피에 자신은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더 이상 운동이 아니라 극도로 희소한 진정한 개인들이다.....진정한 개인은 과거가 아니라 그의 가능성의 지배를 받는다”라고 함으로써 어떤 유파나 운동을 형성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그가 주창했던 앵포르멜 미술은 다른 여러 나라에 전파되면서 미술운동의 성격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앵포르멜 미술에 대한 연구는 그 후에도 지속되어 장 폴랑(Jean Paulhan)은 1962년 출판된 자신의 저서 『앵포르멜 미술(L'Art informel)』에서 앵포르멜 회화의 선구자에 피카소나 브라크까지 포함시킴으로써 그 범위를 확대시키고, 나아가 “앵포르멜은 적어도 모든 규칙과 이미 형성된 모든 형태, 즉 우리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모든 형태들을 기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화가의 행동을 가장 명백하게 드러낸다는 장점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제2차 세계대전 지후에 앵포르멜 미술이 유행하게 된 것은 그것이 전통과 결별하고 전쟁을 유발한 정치적 권위주의의 분위기와 단절하려는 시도로 간주되었다는 사실에 있었다. 정치적 탄압을 받던 미술가들에게 앵포르멜 미술은 해방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앵포르멜 미술은 1960년대 초에 이르러 신사실주의(Nouveau Realisme)와 팝 아트(Pop art)같은 미술운동의 도전을 받아 약화되었다.
내용
앵포르멜 미술의 구심점은 1957년 결성된 ‘현대미술가협회’였다. 김창렬, 하인두, 김서봉, 문우식, 장성순, 김영환, 김충선, 박서보, 전상수 등에 의해 주도된 이 협회는 1961년 ‘60년미협’과의 연립전을 마지막으로 해체되기까지 집단적 운동을 주도하며 한국 미술계에 획기적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한국 미술계에 앵포르멜의 열풍이 밀어 닥친 배경에는 전후의 프랑스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전쟁 이후 암담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 대해 평론가 이일은 “6ㆍ25 사변은 우리나라의 정신적 풍토를 기묘하게도 제2차대전 후의 유럽의 그것에다 직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듯이 보인다. 어쩌면 그것은 20대에서 전쟁을 가장 참혹하게, 가장 절실하게 살아낸 우리의 젊은 세대와 2차대전 후의 유럽의 폐허를 방황하는, 이른바 아프레게르(apres-guerre, 전후)라는 현대문명과 전쟁의 사생아들 사이에 맺어진 체험적인 공감에서 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일종의 ‘불신의 세대’였고, 급기야는 안이한 유산을 버리고 세계의 흐름에 뛰어들어 스스로를 연소하려는 세대였다”고 기술하였다. 앵포르멜 미술은 60년대 중반까지 ‘현대작가초대전’이나 ‘세계문화자유회의 초대전’ 같은 전시공간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지만 그 후 서서히 냉각되며 70년대의 모노크롬 회화에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
의의와 평가
참고문헌
- 『20세기의 한국미술2: 변화와 도전의 시기』(김영나, 예경, 2010)
- 『현대미술에서의 환원과 확산』(이일, 열화당, 1991)
- 「전후추상미술계의 에스페란토, ‘앵포르멜’ 개념의 형성과 전개」(정무정, 『미술사학』17, 2003)
- 「추상표현주의와 한국 앵포르멜」(정무정, 『미술사연구』15, 2001)
- 「해방이후 한국현대미술의 전개」(김영나, 『미술사연구』9, 1995)
- Un Art autre (Tapie, Michel. 1952)
- L'art informel (Paulhan, Jean. Paris: Editions Gallimard,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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