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부터 1922년 사이에 블라디미르 타틀린(Vladimir Tatlin), 말레비치, 로드첸고, 엘 리치츠키, 앙투안 펩스너(Antoine Pevsner)와 나움 가보(Naum Gabo) 등과 같은 일군의 러시아 미술가들의 작품을 가리킨다. 이들의 작품은 대체로 기하학적이고 비재현적이며 유리, 금속, 플라스틱 등의 산업용 재료로 제작되었다. 구성파, 즉 구성주의는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 네덜란드의 드 스틸(De Stijl), 프랑스의 추상창조(Abstraction-Création) 그룹 그리고 미국추상미술가(American Abstract Artists) 그룹에 영향을 끼치며 유럽과 미국에로 확산되었고 20세기 후반에 나타난 하드 에지(hard-edge), 후기 회화적 추상(post-painterly abstraction), 미니멀리즘(minimalism) 등과 같은 새로운 미술과도 관련이 있다.
구성주의는 1920년대 초 러시아의 미술가들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고 1920년대에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러시아 구성주의는 특히 추상미술의 형식언어를 실용적인 디자인 작업에로 확장시켜 자율적인 미술을 넘어서고자 시도했던 일군의 미술가들을 가리킨다. 1917년 10월 혁명 이후 퍼진 유토피아적 환경에 자극을 받아 러시아 미술가들은 새로운 공산주의 질서의 사회적 필요와 가치를 구현하는 새로운 시각적 환경을 창조하고자 했다.
국제 구성주의(International Constructivism)는 1922년부터 1920년대 말까지 주로 독일을 중심으로 서양미술에 나타난 보다 광범위한 경향을 가리키며 예술적, 정치적으로 러시아의 자극을 받아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영화와 사진으로 실험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위한 새로운 형식언어의 잠재력을 인식하면서도 회화와 조각이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고수했다.
1920년대 이래로 구성주의라는 용어는 선이나 면 같은 자율적인 시각적 요소로 구성되고 정확성, 비개성성, 엄밀한 형식적 질서, 단순성을 특징으로 하는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전통을 가리키게 되었다. 한국미술계에서 사용되는 구성주의도 주로 이러한 의미로 사용된다.
서양의 미술사조는 단계적으로 한국에 소개된 것이 아니라 1930년대에 거의 한꺼번에 물밀듯이 들어왔다. 구성주의 또는 기하학적 추상도 입체주의, 미래주의, 표현주의 등과 함께 이때 한국에 알려지게 되었고, 미술가들은 화집이나 제한된 정보를 통해 그러한 미술 사조를 단편적으로 이해했다. 한국에서 시도된 1930년대 구성주의 추상은 모두 일본의 자유미술가협회 출신으로 순수추상을 추구한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 김병기 등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미술가들은 일본 추상미술을 선도하던 무라이 마사나리(村井正誠)나 오노사토 도시노부(小野里利信) 등의 일본인 미술가들과 교류하면서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을 심화시켰다. 1930년대 자유미술가협회전에 출품된 유영국의 작품은 콜라주 기법을 도입하고 사진 매체를 이용하고 화면을 부조처럼 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특히 그의 「작품 릴리프」는 선과 면으로만 구성된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를 연상시킨다. 김환기의 1940년 작품 「창」은 창이라는 자연적 소재에서 출발하여 기하학적 형태를 상호 교차시킨 추상으로 변모된다는 점에서 구성주의적 추상의 예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1940년에 자유미술가협회전이 서울에서 열려 김환기, 유영국 등의 한국 작가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었으나 이후에 이를 따르려는 시도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유영국은 1950년대에 모던아트협회에서 활동하면서 어두운 윤곽선으로 대상을 해체하여 평면적인 색면으로 환원시킨 다소 절충적인 구성주의적 추상 작업을 선보였으나 1950년대 후반에 전후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던 추상표현주의 또는 앵포르멜 미술이 소개되면서 젊은 미술가들은 합리주의를 대변하는 기하학적인 구성주의 추상보다 거침없는 제작태도와 전쟁의 경험을 분출할 수 있는 앵포르멜 미술에 경도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962년 창립된 오리진회화협회가 1973년 5월 명동화랑에서 가진 창립 10주년 오리진 작품전까지 주로 기하학적 추상 위주의 작업을 선보이며 구성주의 추상의 맥을 이어갔다.
현대 기계문명을 반영하기 위해 금속, 유리, 플라스틱 등 현대의 재료를 사용하고 그래픽, 광고, 디자인, 텍스타일, 건축, 연극 등의 분야로 활동영역을 확장하여 분리된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미술과 삶을 통합시켰다는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