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감은 월정사 남대 지장암에 봉안되었던 목조지장보살상 불감으로, 현재는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불감(佛龕)은 불상이나 경전 등을 안치하는 이동식 법당으로, 나무나 금속으로 집 모양을 만들고 정면에 여닫이문을 달아 놓았는데, 이 불감은 원통형으로 되었다. 2011년 8월 12일에 강원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원통형 불감 안에는 지장보살과 좌우 협시인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봉안되었다. 중앙의 지장보살상은 환조로 조각되어 불감과 분리되게 하였으며 좌우 협시는 부조로 조각하였다. 지장보살좌상은 승형의 머리에 얼굴은 사각형에 가까우며, 양 손은 무릎까지 내려 오른손은 손바닥을 위로, 왼손은 손바닥을 아래로 하여 엄지와 중지를 맞댄 수인을 하고 있다.
지장보살의 왼쪽(향우)에 있는 도명존자와 오른쪽(향좌)의 무독귀왕은 지장보살에 비해 작은 편이다. 도명존자는 지장보살과 동일한 얼굴 모습으로 합장을 하고 있으며, 무독귀왕도 얼굴은 지장보살과 비슷하지만 원유관(遠遊冠)을 쓰고 양손은 서로 맞잡아 가슴까지 들고 있다.
이 목조지장삼존불감과 같이 원통형으로 이루어져 삼존상을 배치한 작품은 현원(賢元) 작 목조아미타삼존불감(1637년), 영현(英賢) 작 목조아미타삼존불감(1644년) 등을 들 수 있는데, 두 불감에서 본존 아미타불이 양손을 모두 무릎 위까지 내려 엄지와 중지를 맞댄 모습은 지장보살상과 동일하여 이 불감의 조성 연대 또한 17세기 경으로 볼 수 있다.
복장물이 없어 정확한 제작 시기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사각형의 얼굴에 옆으로 긴 눈, 오똑한 코, 입체감없이 평면적인 얼굴 모습, 지장보살상의 배 앞의 W자형 옷자락 등에서 17세기 조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현존하는 예가 많지 않은 지장삼존불감일 뿐만 아니라 현원과 영현의 작품과 함께 조선 후기 불교조각 양식을 잘 갖추고 있는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