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고지 습지’는 해발고도 약 1,100m에 위치한 산지습지라는 지형적 특성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이 지역을 관통하는 도로 역시 해발 1,100m까지 이어진다 하여 ‘1100도로’로 명명되었다.
1100고지 습지는 한라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약 6㎞ 떨어진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산지습지로, 해발 약 1,100m의 평탄한 지형면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인근에는 삼형제오름, 불레오름 등 여러 개의 오름이 분포해 있으며, 이로 인해 형성된 오목한 지형으로 지중수가 유입되면서 습원이 조성되었다. 평탄면 하부에는 투수성이 낮은 이암 및 사질이암으로 구성된 탐라층이 분포해 지하로의 수분 침투를 방해하며, 습지 내 암괴 지형은 지표수의 흐름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습지의 주요 수원은 배후 사면으로부터 유입되는 지표수이다. 1961년부터 2021년까지 61년간 이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약 1,884㎜에 달하며, 주로 5~8월에 월강수량 2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발생한다. 여름철 강우와 겨울철 적설 후 융설로 인해 지표류 및 지중수가 포상류 형태로 습지에 유입 · 저류된다.
식생은 지형의 미세한 높낮이 차와 수분 보유력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분포한다. 수기(水氣)가 긴 지역에서는 좀개수염군락, 참바늘골군락, 짧은 지역에서는 잔디바랭이군락, 기장대풀군락이 나타난다. 주변은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물참나무 등 낙엽활엽수림이 우점한다. 2018년 제3차 습지보호지역 정밀 조사에서는 총 484종의 생물이 확인되었으며, 그중에는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자주땅귀개, 멸종위기 조류인 새호리기와 벌매 등이 포함되어 생태학적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