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100고지습지는 멸종위기종 및 희귀종이 서식하고 독특한 지형에 발달한 고산습지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2009년 10월 1일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되었다. 같은 해 10월 12일에는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습지이다.
등록면적은 126,000㎡이다. 다수의 습지가 패치 상태(경관요소의 하나로 드문드문 분포하는 상태)로 분포하고 있으며, 습지 내부에서는 사면 경사 방향으로 지표류가 발생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00도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1100고지습지라고 불린다. 1100도로는 도로가 한라산 중턱의 해발 1,100m까지 올라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 1100고지습지는 한라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6㎞ 떨어진 한라산 산록에 발달한 산지습지이다. 한라산의 서쪽 사면은 경사도가 8∼10° 정도로 완만한 경사면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습지가 발달한 해발 1,100m 일대에는 광범위한 평탄면이 출현하여 담수에 유리한 지형조건을 이루고 있다.
1100고지 일대에는 16개 이상의 습지가 불연속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이 습지들을 따라 습지보호지역이 설정되면서 그 경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표류의 상태와 규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습지를 볼 수 있다.
즉 언제나 유수가 관찰되는 습지, 갈수기에는 유수의 흔적만 남아 있는 습지, 거의 육화되어 유수의 흔적을 찾기 어려운 습지 등을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유역의 하류에 위치하여 상류 지역으로부터 지표수가 유로나 포상류의 형태로 유입되고 있다. 습지의 인근 사면에서 제주도 지질조건에서는 보기 힘든 지중수의 흐름이 확인되었다.
습지 주변지역은 낙엽활엽수림 지역과 초지 및 관목림으로 형성된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습지지역은 습지가 매우 불규칙하고 좁을 뿐만 아니라 각 군락이 혼재되어 나타나므로 군락의 경계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지역에서는 총 275분류군의 관속식물이 조사되어 종 다양성이 매우 높다. 법정보호종 조류인 매, 벌매, 두견이 등이 관찰되며, 제주지역의 고유아종 포유류인 한라산뒤쥐의 서식이 확인되었다. 육상곤충 중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인 두점박이사슴벌레와 II급인 물장군·애기뿔소똥꾸리·왕은점표범나비가 조사되었다.
환경부 지정 한국고유생물종으로는 큰집게벌레 등 5목 22종, 국외반출승인대상종으로는 제주점줄애딱정벌레 등 3목 7종 그리고 특정종은 실베짱이 등 6목 26종으로 조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