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31㎝, 가로 183.5㎝.죽은 자의 영혼 천도를 위한 시식의례(施食儀禮) 장면과 불 · 보살 등을 그린 감로도로, 화승 법운장□(法雲壯□), 허곡긍순(虛谷亘順), 석조(奭照)가 1889년에 제작하여 경기도 광주 영장산(靈壯山) 법륜사(法輪寺)에 봉안하였다. 현재는 서울시 종로구 지장암에 소장되어 있다.
지장암 감로도는 조선 말기인 1889년 화승 법운장□(法雲壯□), 허곡긍순(虛谷亘順), 석조(奭照)가 함께 제작한 불화로 경기도 광주 영장산(靈壯山) 법륜사(法輪寺, 현재 폐사)에 봉안되어 있었다. 1924년 서울 지역의 주요한 불사(佛事) 후원자였던 강재희(姜在喜)가 지장암을 중창하면서 모셔와, 현재 지장암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다.
화면의 가장 위쪽에는 정면을 향해 서있는 칠여래(七如來)가 있고 그 양쪽에 구름을 타고 내영(來迎)하는 아미타삼존, 지장보살, 인로왕보살, 왕후장상(王侯將相) 등이 묘사되었다. 또 화면 향우측 끝에는 먹구름에 둘러싸인 뇌신(雷神)을 배치하였다.
칠여래의 바로 아래에는 공양물들이 놓인 성대한 재단이 마련되어 있고 재단 위로 나무백억화신불(南無百億化身佛: 석가모니), 나무청정법신불(南無淸淨法身佛: 비로자나불), 나무원만보신불(南無圓滿報身佛: 노사나불)이 적힌 삼신불번(三身佛幡)을 늘어뜨렸다. 그 앞 양쪽에는 받침대 위에 놓인 큰 꽃병에 모란꽃이 높고 풍성하게 꽂혀있고 그 주변에는 승려들이 흰 천막까지 치고 독경(讀經)하는 모습과 큰 북과 바라 등을 치며 의식을 행하는 모습, 승무를 추는 모습 등이 현실감 있게 표현되었다.
화면 중앙의 한 쌍의 아귀는 구름에 둘러싸인 채 몸은 화면 바깥쪽을 향하고 얼굴은 서로 마주보며 합장한 자세로 앉아 있다. 그 주위로 무당이 굿하는 모습, 놀이패, 농사짓는 모습, 대장간의 모습 등 당시의 생활 풍속과 전쟁, 화재와 같은 재난 장면들이 다양하게 묘사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구성과 내용의 지장암 감로도는 1868년 남양주 흥국사(興國寺) 감로도를 시작으로 서울 경국사(慶國寺) 감로도(1887년), 서울 봉은사(奉恩寺) 대웅전 감로도(1892년), 서울 안양암(安養庵) 감로도(1909년) 등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 서울 · 경기 지역에서 유행했던 감로도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채색은 붉은색과 녹색, 황토 등을 주조색으로 하면서 청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시기적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지장암 감로도는 19세기 말 서울 · 경기 지역에서 유행하였던 감로도의 형식과 화풍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불교의식 장면의 생생함, 화면 아래쪽의 다양하고 현실감 있게 표현된 생활 풍속과 재난 장면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