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직후의 학제인 중학교 6년 과정(초급중학 3년, 고급중학 3년)에 준하여 6-3-3-4제로 변경(1949.12.31. 교육법 제정·공포)되는 직전 과정에서 적용된 중등학교용 국어 교과서이다. 2개 학년에 1책씩 상·중·하권 체제로 편찬되었다. 즉, 상권은 1∼2학년용, 중권은 3∼4학년용, 하권은 5∼6학년용으로 나누어 적용한 것을 말한다. 어문을 하루 빨리 숙달하게 하려는 교육 의지가 반영되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제한된 분량에 많은 내용을 싣고 있다.
광복 후의 교과서 현안은 우리말의 부활과 학습이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국어과’의 교과서를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위해 『한글 첫걸음』 등 6종 13책의 초·중등 임시 교재를 편찬한 바 있는 조선어학회가 국어과 교과서 편찬을 맡았다. 본서는 그러한 일환으로 이룩된 중등학교용 첫 국어과 교과서이다.
3권 3책. 조선어학회가 저작하고 미군정청 학무국이 발행하였다. 국판 규격에 호부장(糊附裝: 책의 속장을 철사 옆매기로 고정하고, 풀을 발라 표지를 씌워 재단하는 방식)으로 제책되었다. 발행 일자를 보면, 상권은 1946년 9월 1일, 중권은 1947년 1월 10일, 하권은 1947년 5월 17일이다. 상권은 174쪽에 53개과, 중권은 204쪽에 40개과, 하권은 180쪽에 28개과로 편제되어 있다. 한글 전용을 원칙으로 했으며, 본문 활자는 4호(14포인트)이다. 다만, 한자를 제시한 경우에는 해당 단어의 상부에 작은 활자(9포인트)를 덧붙였다.
상권은 총 53개과 중에서 「무궁화」(조동탁), 「엄마야 누나야」(김소월), 「가고파」(이은상) 등의 작품이 처음 등장한다. 상권의 필자 중에는 조만식·이태준·김기림·홍명희·박태원 등 납북 또는 월북 인사들이 보인다.
중권은 총 40개과 중에서 「청춘 예찬」(민태원), 「청추수제」(이희승), 「녹음 애송시」(정지용)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필자 중에는 상권의 경우처럼 이태준·정지용·홍명희 등 납북 또는 월북 인사들이 보인다.
하권은 총 28개과 중에서 「초혼」(김소월), 「마음의 태양」(조지훈), 「문자 이야기」(이희승) 등의 글이 실려 있다. 전체 중 최대 비중(16건)을 점한 내용이 논설문이다. 하권의 필자 중에도 상·중권의 경우처럼 정지용·안재홍·정인보 등 남북 인사들이 보인다.
3책 모두 각 단원 끝에 「익힘」을 제시하여 학습 내용을 복습하도록 하였는데, 이와 같은 방식은 광복 후의 교과서들 중에서 처음이다. 「익힘」은 뒷날 「공부할 문제」·「학습 문제」·「생각해 봅시다」 등으로 바뀐 최초의 학습 문항 형식이다.
많은 내용을 담고자 한 편찬 의도가 반영되었기 때문에단원을 별면으로 설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편집하였다. 또한 문장의 수준을 높인 문장식 교재라는 점과 광복 후 최초로 제작한 중등교육과정용 국어과 교과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아울러, 저명한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하여 한국인으로서의 정서와 지적 개발에 크게 이바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