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직후 우리나라의 국사 교육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당시 미군정청 문교부와 진단학회(震檀學會)에서는 새 역사 교과서의 필요성을 중대시하고 그에 따른 현안을 협의하게 되었다. 그 결과, 문교부는 1945년 9월 17일 진단학회에 국사 교과서 편찬을 위촉하였다. 이에 따라 김상기(金庠基)와 이병도(李丙燾)가 각각 상고·중고편과 근세·최근세편을 집필하고, 유홍렬(柳洪烈)이 보충하여 마무리하였다. 광복 이후로 책 이름에 ‘교본’이라는 말을 붙인 역사 교과서로는 본서가 유일하다.
저작자는 진단학회이며, 발행자는 군정청문교부이다. 1946년 5월 26일에 발행되었고, 발행소는 조선교학도서주식회사이다. 국판 규격이고 본문은 갱지에 5호(10.5포인트) 활자, 한 쪽 평균 22줄로 배열되어 있다. 표지를 제외한 본문이 177쪽이다. 책머리에 ‘범례’와 ‘목록’, 책 끝의 간기 면을 합하여 총 180쪽이다.
내용은 제1편 상고의 전기·상고의 후기, 제2편 중고의 전기·중고의 후기, 제3편 근세의 전기·근세의 중기·근세의 후기, 제4편 최근 등 4편으로 나뉘어 있다.
전체로 볼 때, ‘상고의 전기’에서 고대사를, ‘상고의 후기’에서 삼국과 통일신라의 정치·사회·문화를, ‘중고의 전기 및 후기’에서 통일신라와 고려의 교체기, 고려 말까지를 살펴나갔다. ‘근세’의 경우는 전기·중기·후기로 이어 가면서 해당 시기에 일어난 역사적 변천 내용을 정리하였다. 정치사를 중심으로 한 통사 서술이 특징이다.
광복 직후에 국사 교육의 공백 상태를 메우기 위해 응급조치로 펴낸 중등학교용 임시 교재였지만, 학교 현장은 물론 일반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우리나라의 역사학자들이 광복 후 편찬에 참여한 최초의 국사 교과서라는 점과 뒷날의 국사 교과서 편찬에 중요한 선행 자료로 활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