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시기에 서구 경제학이 유입되면서 ‘노동’은 생활의 필요조건을 제공하는 원천으로 이해되었다. 유길준(兪吉濬, 1856∼1914)은 이 책을 통하여 노동의 중요성과 노동자의 역할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요컨대 노동자뿐만 아니라, 교육을 받지 못한 민중을 계몽할 목적으로 발간한 것이다.
유길준은 노동야학회 고문으로 있으면서 노동자가 야학을 통하여 문맹을 깨우쳐야 한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그는 일찍이 서구를 돌아보고 교육 기회의 확대야말로 국가 발전의 첩경이 된다는 사실을 절감해 왔다. 이러한 관점은 대중 교육을 앞당기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믿게 되었다. 1면에 보인 유길준과 노동자와의 대화를 나타낸 그림이 그러한 인식을 말해 준다. 여기에서 그는 노동자에게 “나라 위하여 일하오. 또 사람은 배워야 합니다.”라고 권하였는데, 이 말은 곧 노동자의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본서는 그러한 생각이 밑바탕이 되어 이룩된 것이다.
1책. 신연활자본. 저술 겸 발행자는 유길준이며, 1908년 7월 13일에 발행되었다. 인쇄소는 경성일보사(京城日報社)이다. 책의 규격은 세로 22.2㎝ 가로 15㎝이고, 분량은 91쪽으로 되어 있다. 사침선장(四針線裝)으로 제책되었고, 국한문 혼용 체제에 세로짜기로 되어 있다.
50개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에서는 사람(人)을 바탕으로 하여 나의 도리와 의무 등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동의 정의를 설명하고, ‘노동 연설’이라 하여 노동자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 내용 등이 실려 있다. 후반부에서는 근검·청결·단합·질서 등을 강조하고, 독립 자조에 관한 책무를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전반적으로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독립 자강을 독려하였는데, 특히, 우리말 읽기를 중시한 점이 주의를 끈다. 예를 들면, ‘我身’을 ‘아신’이라 읽지 않고 ‘내 몸’으로, ‘飛鳥’를 ‘나는 새’로, ‘盖一人’을 ‘대개 한 사람’이라 하는 식으로 풀어 썼다. 이는 본문 글줄의 오른편에 작은 활자로 현토한 체제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방식을 우리말의 본디를 찾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근대 교과서사에서 ‘노동’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교육 내용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노동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점과 국어 교육을 위해 순수한 우리말로 현토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교육적 배려로 평가된다. 저자가 추구한 지향점이 노동을 통한 나라의 독립과 부강에 있었다는 점에서1913년 7월 19일 일제로부터 출판법에 위반된다하여 발매 반포 금지 처분을 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