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사와 효사를 해석하는 네 가지 원리 또는 방법으로서, 추이(推移)·물상(物象)·호체(互體)·효변(爻變)을 가리킨다.
역리사법은 한대(漢代)부터 상수(象數)학자들이 사용한 해석방법이다. 그러나 역학자마다 중시한 방법이 조금씩 다르고, 방식 또한 차이가 있었다. 정약용은 이를 네 가지로 종합·정리하였다.
추이의 원형은 괘변설이다. 송대 주희도 괘변도(卦變圖)를 그렸으며, 청대 모기령(毛奇齡)도 추이(推移)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정약용은 전통적 괘변론을 견지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의 추이법(推移法)을 제시하였다.
물상은 『주역』을 해석하는 중요한 매개로서 이를 배제하고 해석한 이는 없었다. 다만, 위진(魏晉)시대의 왕필(王弼)은 물상에 주의하지 않았고, 정현(鄭玄)은 괘사와 효사의 물상을 해석하기 위해 경문을 수정하기까지 하였다.
호체는 「계사전」의 중괘(中卦)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한대에는 경방(京房)·정현(鄭玄)·우번(虞翻) 등이 사용하였고, 송대에는 주진(朱震)·임률(林栗)·주희(朱熹)와 명·청(明·淸)대에는 홍매(洪邁)·오징(吳澄)·호병문(胡炳文)·황종희(黃宗羲)·이광지(李光地) 등이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효변은 한대 역학자들이 자주 사용한 방법론이지만, 한대 이래로 효변론은 전승되지 못했다. 왕필에 의해 폐기되었지만, 송대 주희는 효변을 활용하였다.
첫째, 추이(推移)는 14개의 벽(辟)괘에서 50개의 연(衍)괘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양이 하나인 괘는 모두 복(復)괘와 박(剝)괘로부터 오르내리며, 음이 하나인 괘는 모두 구(姤)괘와 쾌(夬)괘로부터 오르내린다. 양이 둘인 괘는 모두 임(臨)괘, 관(觀)괘, 소과(小過)괘로부터 오르내리며, 음이 둘인 괘는 모두 돈(遯)괘, 대장(大壯)괘, 중부(中孚)괘로부터 오르내린다. 양이 셋인 괘는 모두 태(泰)괘로부터 오며, 음이 셋인 괘는 모두 비(否)괘로부터 온다.
둘째, 물상(物象)은 용(龍)과 말(馬) 등이 물상에 해당되지만, 점사(占詞)를 제외한 모든 괘효사가 넓은 의미의 물상이다. 정약용은 한대 상수역학자들이 사용했던 물상들의 시비를 가렸고, 부족할 경우에는 「설괘전」의 물상 외에 직접 물상을 유추해서 보강하였다.
셋째, 호체(互體)는 호체괘가 형성되면 거기에서 각각 새로운 물상을 추출해 낼 수가 있다. 원래는 제2효부터 제5효까지의 중괘(中卦)에서 괘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으나, 정약용은 여러 형태의 호체를 활용하였다. 대체(大體)·겸체(兼體)·도체(倒體)·복체(伏體)·반합(牉合) 등이다.
넷째, 효변(爻變)은 정약용의 방식대로 점치면 변효는 하나만 존재하는데, 변효가 정해지면 지괘(之卦)와 함께 점사를 풀이한다. 효변은 역리사법 중에서 가장 기본되는 것으로 물상과 호체가 이에 따라 결정된다.
역리사법은 『주역사전』의 「괄례표」에 상세하다. 이전 역학자들에게서 그 활용사례를 추적하는 연구가 진행된다면 전모가 좀 더 분명해질 것이다.
역리사법은 정약용 역학의 독창적이고 두드러진 특징이다. 한대 역학에서 원형을 찾아볼 수 있으나, 『주역』 전체를 이 네 가지 방법만으로 해석해 낸 역학자는 정약용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