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옹(海寄翁) 김령(金欞: 1805∼1864)이 1862년(철종 13) 임술민란(壬戌民亂)에 연루되어 1년 동안 전라도 영광 임자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기록한 일기이다. 간정(艱貞)은 ‘어려움을 참고 정절을 지킨다.’는 뜻으로 『주역(周易)』에서 가져온 용어이다. 유배살이 하는 자신의 처지와 마음가짐을 반영한 제목이다.
『간정일록(艱貞日錄)』은 1책으로 된 필사본이다. 책의 크기는 세로 32.5㎝, 가로 22.5㎝이다.
이 일기는 조선 후기 김령의 임자도 유배일기로, 1862년(철종 13) 6월 4일부터 1863년(철종 14) 12월 30일까지 1년 7개월간의 기록이다.
1862년(철종 13) 6월 4일에 암행어사 이인명(李寅命)의 명으로 진주 진교(鎭校)들이 김령을 붙잡으러 들이닥치는 때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는 진주 옥에 갇혔다가 7월 11일 석방되어 집에 돌아왔으나 다시 체포되어 유배형을 받고 윤8월 18일 고향인 경상도 단성현을 출발하여 9월 4일 임자도에 도착하였다.
1862년(철종 13) 8월 20일 해배 공문을 받고, 23일 귀향길에 올라 9월 3일 고향에 도착하였다. 일기는 그가 귀향하여 친지들을 만나고 일상을 회복해가는 12월 30일까지의 기록을 마지막으로 끝나고 있다.
일기에는 유배 기간 동안 유배 배경, 유배길, 유배지에서의 생활이 소상히 기록되어 있고, 유배인의 눈에 비친 섬 지역의 실태 및 섬 주민들의 삶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이러한 일기의 내용을 볼 때, 19세기 섬은 소외되고 고립된 공간이 아니라 경제적인 삶이 나름대로 풍요롭고 외부 세계와의 소통도 원활한 열린 공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배인 스스로의 기록을 통해 유배형의 운영 실태 및 유배인의 삶을 구체적이고 미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섬 지역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조선 후기 도서 지역에 대한 지리적 문화적 인식을 확대할 수 있는 기본 자료로서 중요성이 높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