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는 주요 대승 경전에 대한 주석서인 소(疏)와 그 경전들의 주요 교리를 요약한 종요라는 두 종류의 저술을 많이 남겼다. 『대혜도경종요(大慧度經宗要)』, 『법화경종요(法華經宗要)』, 『무량수경종요(無量壽經宗要)』, 『열반경종요(涅槃經宗要)』 등과 달리 『화엄경종요(華嚴經宗要)』는 전하지 않아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 권1 「해동유본견행록(海東有本見行錄)」(『대정신수대장경』 55)에는 『화엄경』에 대하여 “원효가 저술한 『소』가 10권 있는데, 원래는 8권이었고 다시 제5권을 분책하고 『종요』와 합쳐 10권으로 고르게 만들었다.[疏十卷本是八卷今開第五卷并宗要均作十卷也元曉述]”라고 서술되어 있다. 이로부터 원래는 따로 저술되었다가 나중에 「서(序)」만 전하고 있는 『화엄경소』에 포함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엄경종요』는 『화엄경』의 핵심 교리를 요약하고 논점이 될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답의 형식을 취해 자세히 풀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먼저 경전의 대의(大意)를 서술하고, 그 다음에 경의 핵심 교리[經宗], 경의 제목 풀이 등을 제시한 후 주요 교리를 짤막하게 분석한 그의 다른 종요들과 유사한 구조로 구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효의 『화엄경소』는 『화엄경』의 경지를 크고 작음, 빠르고 느림 등에 구애받지 않는 불보살의 지혜로 규정하고, 모든 중생과 수행자를 포괄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화엄경종요』 역시 이러한 절대적[不二] 대승 내지 일심(一心)을 강조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상의 귀국 이후 신라에 종파로서의 화엄종이 형성되기 전에 특정 종파에 얽매이지 않고 『화엄경』의 핵심만을 간추려 서술한 여러 종요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