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라식(阿摩羅識)은 산스크리트어 'amala-(vi)jñāna'로 추정된다. 아말라식(阿末羅識), 암마라식(菴摩羅識) 등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제9식(第九識)이라고 하며, 무구식(無垢識)으로 의역(義譯)된다.
진제(眞諦)는 자신이 번역한 세친(世親)의 『섭대승론석(攝大乘論釋)』 등에서 제8알라야식[ālaya-vijñāna]을 '번뇌에 물든 현실 세계를 낳는 동요하는 마음[亂識]'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에 진제는 알라야식과 별개로 수행의 궁극적인 경지인 '진여(眞如)를 인식의 대상으로 하는[能緣] 번뇌에 물들지 않은[無垢] 청정한 마음'을 제9아마라식으로 분리해 판단하였다.
진제가 번역한 책에서 아마라식은 대부분 수행의 궁극적인 경지를 의미하는 다양한 말의 동의어로 사용된다. 진제는 인식 대상인 경(境)을 우리의 마음이 허구로 만들어 낸 것이라는 의미에서 소집성(所執性)으로, 우리의 마음인 식(識)을 허구의 대상을 인식한다는 의미에서 분별성(分別性)으로 각각 파악한다. 그리고는 '비존재인 외적 대상[外境]'과 '그것이 실재한다고 잘못 인식하는 마음[虛妄識心]'이 수행을 통해 모두 소멸한 궁극의 경지인 실성(實性) 또는 진실성(眞實性)을 아마라식이라 불렀다. 이 경우 아마라식은 전의(轉依), 여여지(如如智), 아마라청정심(阿摩羅淸淨心), 구경유일정식(究竟唯一淨識) 등과 같은 의미가 된다.
한편 진제는 아마라식을 수행의 근원적 기반을 의미하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십팔공론(十八空論)』에서 진제는 아마라식을 '본질적으로[自性] 번뇌(煩惱)에 의해 오염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이라 부르며, 동시에 선정(禪定) 등 수행의 항목과 구별되는 근원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법계(法界)라고 부른다.
현재 남아있는 산스크리트본에서 아마라식의 원어를 사용하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학자에 따라서는 진제가 이야기한 아마라식이 대중부(大衆部)의 순수 의식을 거쳐 『보성론(寶性論)』 계통의 여래장(如來藏) 사상으로 전개된 교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성립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또한 진제의 저술 내에서도 특히 전의(轉依) 개념과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아마라식이 유식학의 원의를 벗어난 것은 아니나, 궁극적 존재의 무변이성(無變異性)과 그 근거를 강조하기 위해 진제가 새롭게 고안한 용어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진제의 아마라식을 자세히 논구(論究)한 원측(圓測, 613~696)에 따르면, 진제의 아마라식은 그 본질이 진여 또는 본각(本覺)이다. 또 거기에는 인식 대상[所緣境]과 인식 작용[能緣]이라는 두 층위가 존재한다. 전자일 경우 진여(眞如) · 실제(實際) 등과 등치될 수 있고, 후자를 의미할 경우 무구식 · 본각(本覺)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또 수행의 경지에 따라서도 번뇌에 속박되어 있을 때는 여래장(如來藏)으로, 번뇌로부터 자유로웠을 때는 법신(法身)으로 양자를 구별하고 있다. 요컨대 진제의 아마라식은 진여, 전의, 여여지, 실제 등의 동의어로서 수행의 궁극적 경지를 나타낸다. 또 이와 함께 자성청정심, 여래장, 본각의 동의어로서 수행의 근원적 기반인 청정한 마음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