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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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반야의 지혜를 얻고 성불하기 위하여 마음을 닦는 불교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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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반야의 지혜를 얻고 성불하기 위하여 마음을 닦는 불교수행법.
내용

생각을 쉬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생활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불만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듯이 보일 때가 있다. 그 이유는 잡다한 생각을 쉬지 못하고 어리석게 집착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망념과 사념(邪念)과 허영심과 분별심을 버리면 이 세상이 곧 극락이고 이 마음이 곧 부처라 하였는데,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음을 쉬는 공부인 선정을 닦을 것이 요구된다.

전통적으로 불교에서는 이무심정(二無心定)·사공정(四空定)·사정(四定)·팔정(八定)·구차제정(九次第定) 등의 수행방법이 제시되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원효(元曉)가 주창한 구심주법(九心住法)과 좌선의 행법이 보편적으로 채택되었다.

구심주는 ① 내주(內住:내면적이 됨), ② 등주(等住:평등하게 됨), ③ 안주(安住:평안하게 됨), ④ 근주(近住:가까이 머무름), ⑤ 조순(調順:조절하여 순하게 됨), ⑥ 적정(寂靜:고요함), ⑦ 최극정(最極靜:지극히 고요함), ⑧ 전주일취(專住一趣:오로지 한 가지 길에 머무름), ⑨ 등지(等持:한결같이 마음을 유지함)이다.

그러나 이 구심주를 닦기 전에 고요한 곳에 머무를 것, 계(戒)를 청정하게 지킬 것, 의복과 음식에 부족함이 없을 것, 선지식(善知識)을 만나야 할 것, 모든 연(緣)이 되는 사무를 쉴 것 등의 다섯 가지 환경에 대한 선행조건이 제시된다. 그리고 선정에 들기 직전에는 반드시 좌법(坐法)에 따라 몸을 단정히 하고, 반드시 진여(眞如)와 상응하여 자기를 제도하고, 다른 이를 제도하여 무상도(無上道)에 이르겠다는 원(願)을 바르게 세울 것이 요구된다.

본격적인 수행인 구심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세계로부터 받는 자극과 유혹 등으로부터 동요됨이 없이, 평화롭고 고요할 수 있는 마음을 이루게 되는 경지를 아홉 가지로 나눈 것이다. ① 내주는 세속의 인과관계 속에서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육진(六塵)에 끌려감이 없이 마음을 내면적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② 등주는 평등한 생각으로 차별적인 번뇌들을 꺾어 미세하게 하는 것이다.

③ 안주는 차별적인 번뇌들을 끊는 방편인 평등한 생각마저도 버림으로써 외경(外境)에 대한 번뇌를 대치하는 생각이 모두 비워져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다. ④ 근주는 일체법이 본체 무상임을 깨달아 일체법에 능히 생각할 만한 것이 없음을 밝게 아는 것으로, 무상을 깨닫는 데 근주의 묘(妙)가 있다. ⑤ 조순은 다시 마음으로 바깥 사물에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밖으로 흩어지지 않게끔 조절하는 것이다.

⑥ 적정은 모든 분별하는 상(想)이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데, 앞과 같이 닦아 익힌 마음으로 움직이는 마음을 제거하여 동요하지 않게 되는 것을 말한다. ⑦ 최극정은 그래도 또 마음이 흩어져 동요를 일으키면 마음뿐이요[唯心], 바깥 경계가 따로 없다[無外境界]는 정념을 일으켜서 마음의 동요를 다스리고 곧바로 마음의 자상(自相)이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

⑧ 전주일취는 이와 같은 적정이 앉아 있을 때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때 어떠한 일을 하든지간에 적정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말한다. ⑨ 이와 같은 적정의 상태가 애씀이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가 진여삼매(眞如三昧)의 상태인데, 이를 일컬어 ‘한결같은[等] 마음을 유지[持]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번뇌를 철저히 억눌러서 법계(法界)가 진여의 한 가지 모습을 지니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든 중생이 그냥 그대로 진리의 몸과 다를 바 없음을 알게 되는 삼매를 얻게 되는데, 이를 일상삼매(一相三昧)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선정을 닦는 과정에서는 적지않은 마(魔)가 나타나지만, 수행자가 이와 같은 장애를 지혜롭게 관찰하여 올바로 생각하여 집착하지 않으면 이 그릇된 행위 때문에 생기는 장애들을 멀리할 수 있다. 또 이 선정을 닦는 자는 열 가지 이익을 얻는다.

첫째 불보살의 보호를 받으며, 둘째 마귀의 농간에 걸리지 않으며, 셋째 이단의 사상가들이 유혹하지 못하며, 넷째 다시는 진리를 비방하지 않게 되며, 다섯째 항상 의심없이 환히 깨달아 온전하며, 여섯째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신심이 더욱 늘어나며, 일곱째 근심걱정이 멀어져서 현실을 용맹스럽게 대처하며, 여덟째 다른 사람과 멀어져 있기 때문에 동요함이 없고 마음이 자비로워지며, 아홉째 어디에서나 번뇌를 감소시키고 세속적인 쾌락을 즐기지 않으며, 열째 놀람이 없다 등이다.

참고문헌

『대승기신론소·별기(大乘起信論疏·別記)』(원효)
『원효사상 Ⅰ-세계관-』(이기영, 홍법원, 1967)
집필자
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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