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 , pratītya-samutpā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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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모든 현상이 조건적으로 발생한다고 하는 불교의 근본 진리 중 하나인 교리.
이칭
이칭
인연생기(因緣生起), 연생(緣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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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연기는 모든 현상이 조건적으로 발생한다고 하는 불교의 근본 진리 중 하나인 교리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조건으로 삼아, 다른 사물이나 사건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인과관계론이다. 연기설은 구체적으로는 12지연기설의 형태로 나타나며, 4제설 및 무아설과 더불어 불교의 근본 진리로 간주된다.

목차
정의
모든 현상이 조건적으로 발생한다고 하는 불교의 근본 진리 중 하나인 교리.
내용

연기란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조건으로 삼아[緣, pratītya], 다른 사물이나 사건이 발생한다[起, samutpāda]는 의미로서 일종의 인과관계 이론이다. 이는 신이나 우연으로부터 사물이나 사건이 발생한다는 타 학파의 인과 이론에 대한 불교 독자적인 인과 이론의 명칭이다. 연기설은 4제무아설과 더불어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진리 중 하나를 이룬다. 이 때문에 초기 경전에서는 “연기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보고, 진리를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고 하거나, “붓다가 세상에 출현하든 하지 않든, 연기는 본래부터 존재하는 보편적인 법성(法性)”이라고 하였다. 붓다는 단지 그것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한 것이란 태도이다.

한역에서는 연기 외에 인연생기(因緣生起), 연생(緣生)이라고도 번역하였다. 연기의 산스크리트 원어 ‘pratītya-samutpāda’에서 ‘pratītya’는 ‘어떤 것에 다가가다, 만나다’라는 기본 의미에서 출발해 ‘어떤 것을 조건으로 삼은 후’ 혹은 드물게 ‘어떤 것을 조건으로 삼으면서’라는 의미를 가진다. ‘samutpāda’는 발생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두 단어는 전형적으로 ‘시각기관[眼根]과 색깔 및 형태[色境]를 조건으로 삼아(pratītya), 시지각[眼根]이 발생한다(samutpadyate)’와 같은 정형구로 표현된다. ‘pratītya’의 두 가지 의미 차이 때문에 연기가 시간적 발생 과정인지, 동시적 의존적 발생 관계도 포함하는지에 대해 논쟁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연기에 대한 주류적 해석은 시간적 발생관계라는 것이지만, 12연기의 과정에서 식과 명색의 상호 의존이 인정되기 때문에 동시적 의존 관계라는 해석도 성립하게 되었다.

연기를 구체화 한 설로는 12지연기설이 가장 일반적이다. 12지연기설이란, 무명(無明)을 조건으로 삼아 성향들[行]이 발생한다는 것을 시작으로, 지각(識), 명칭과 가시적 형태[名色], 여섯 감관[六處], 접촉[觸], 느낌[受], 갈애(渴愛), 집착[取], 생존[有]을 조건으로 늙음과 죽음[老死]이 발생한다고 설명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외에도 10지연기설, 7지연기설, 5지연기설, 2지연기설 등이 존재한다.

다양한 연기설을 추상화하여 공식화한 것이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발생할 때 저것이 발생하며, 이것이 없을 때 저것이 없고, 이것이 소멸할 때 저것이 소멸한다”는 정형구이다. 이 정형구는 후대 논리학자들에 의해 “X가 있을 때 Y가 있고 X가 없을 때 Y가 없다면, X는 Y의 원인이다”라는 방식으로 원인과 결과의 정의로 사용된다.
아비달마 시대에는 대표적인 주1인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가 12연기설을 더욱 발전시켜 과거 미래 현재에 걸친 이중의 인과 관계를 통해 윤회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정착시켰다. 한편, 주2나 화지부는 법칙으로서의 연기와 연기하여 발생한 법[緣已生法]을 구분하여, 전자를 무위라고 간주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설일체유부는 전찰나의 법을 연기, 후찰나의 법을 연이생법이라 하여 인과적 연속성 이론으로만 설명할 뿐 연기의 법칙을 무위법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설일체유부는 12연기를 4종으로 분류하거나, 연기의 계기성과 동시성 논쟁 등에 관해서도 깊이 고찰하였다.

용수(龍樹, 주3의 『중론』에서는 공사상의 근거로 연기를 들기도 한다. 곧 연기하여 발생한 모든 법은 공하다고 천명함으로서, 용수는 대승불교의 혁신적인 사상을 전통적인 연기설과 연결짓고, 공사상의 정통성을 확고히하고자 한 것이다. 용수의 연기설은 설일체유부가 자성을 가진 법들을 연으로 하여 자성을 가진 법들이 발생한다고 하는 실체론적 연기관을 비판하고 연기설을 비실체론의 근거로 자리잡게 하였다.

동아시아 불교사상사에서는 연기설의 의의가 더욱 확대되었다. 특히 화엄종의 법계연기설은 초기 불교 이래의 연기설을, 모든 현상이 상호 조건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현상이 곧 진리에 다름 아니라는 사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엄종의 법계연기설은 주4설, 주5설, 6상원융설 등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화엄종에서 연기를 가장 근본적인 세계관이자 진리관 차원으로 승격시킨 것은 동아시아 불교계에서 연기를 이해하는 관점에 큰 영향을 미쳤고,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참고문헌

원전

『중아함경(中阿含經)』
『잡아함경(雜阿含經)』
『중론(中論)』
『구사론(俱舍論)』
『이부종륜론(異部宗輪論)』
『화엄오교장(華嚴五敎章)』

단행본

폴 윌리엄스, 앤서니 트라이브, 알렉산더 윈, 『인도불교사상』(안성두·방정란 옮김, 씨아이알, 2022)
히라카와 아키라, 『인도불교의 역사 상·하』(이호근 옮김, 민족사, 2004)
주석
주1

석가모니 입적 뒤 백 년부터 수백 년 사이에 원시 불교가 분열을 거듭하여 20여 개의 교단으로 갈라진 시대의 불교. 독자적인 교의(敎義)를 전개하여 뒤에 유식 사상(唯識思想)의 성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내용은 소승 불교와 같다. 우리말샘

주2

부처가 열반한 지 백 년 뒤 전통 불교에 반대하여 나타난 혁신파. 과거와 미래의 존재를 부정하고 사람의 본성을 선이라고 하며 석가모니의 위대성을 강조하는 다섯 개조의 주장을 내세웠다. 대승 불교가 여기에서 나왔다. 우리말샘

주3

남인도의 불교가(150?~250?). 중관학파의 창시자이다. 공(空)의 사상을 기초로 하여 대승 불교를 널리 알렸으며, 팔종(八宗)의 조사(祖師)로 불린다. 저서에 ≪중론송(中論頌)≫, ≪십이문론≫, ≪대지도론≫ 따위가 있다. 우리말샘

주4

모든 존재의 세계를 네 가지 영역으로 분류한 화엄종의 우주관. 현상의 세계인 사법계(事法界), 진리의 세계인 이법계(理法界), 현상과 진리가 서로 방해함이 없이 교류·융합하는 이사무애법계(理事無礙法界), 현상과 현상이 서로 방해함이 없이 교류·융합하는 세계인 사사무애법계(事事無礙法界)이다. 우리말샘

주5

화엄종에서, 일체 만유(萬有)가 서로 그지없는 관계를 가지고 조화로운 존재의 세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열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법문. 지엄(智儼)이 말한 고십현(古十玄)과 현수 법장(賢首法藏)이 계승한 신십현(新十玄)의 두 가지가 있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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