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 ( , hetu-ph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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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인격과 세계의 발생을 다수의 법들의 인과적 연속성으로 설명하는 불교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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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인과란 인격과 세계의 발생을 다수의 법들의 인과적 연속성으로 설명하는 불교 용어이다. 인과의 어의는 원인과 결과라는 의미인데, 특히 불교 세계관에서 인격과 세계 및 인식의 발생 과정을 신이나 우연이 아닌, 다수의 법들의 인과적 연속성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아비달마 불교에서는 원인과 결과의 양상을 세분하여 자세히 고찰하였다. 설일체유부의 경우 원인을 여섯 가지, 결과를 다섯 가지로 분류한 인과설을 구축하였으며, 대승불교 유가행파의 경우는 원인의 유형을 다른 관점에서 세분하여 10인설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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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인격과 세계의 발생을 다수의 법들의 인과적 연속성으로 설명하는 불교 용어.
내용

인과는 원인과 결과의 합성어이다. 특히 불교 세계관에서는, 세계나 인간, 그리고 인식의 성립이 신의 창조물 혹은 우연적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타 학파의 인과론에 맞서, 구성 요소간의 인과적 연속성으로 설명하는 것을 가리킨다.

최초기 불교부터 합리적인 인과론적 사고 방식이 불교의 출발점을 이룬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직후, 함께 수행하던 다섯 비구에게 처음 설법한 내용인 4성제는 고통과 고통의 원인인 주1, 그리고 고통의 소멸인 열반(涅槃)과 고통의 소멸을 위한 원인인 8정도(正道)가 인과 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에 기반한 교설이다. 그리고 이러한 바른 인과 관계에 기반한 4성제를 통찰함으로써 주2을 얻었다는 붓다의 설법은 인과 관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고통을 소멸하고 주3을 성취하게 한다는 실천적인 의의도 보여주고 있다.

4성제를 발전시킨 12연기설은 세계와 인격, 그리고 인식의 성립에 관한 인과적 설명을 한층 발전시킨 것이다. 12연기란 어떤 법들을 조건으로 삼아[緣], 다른 법이 그 결과로 발생한다[起]는 기본적인 사고 방식을 바탕으로, 무명에서 시작하여 노사로 끝나는 인과 관계의 연쇄를 12항목으로 설정한 것이다. 12항목이란 무명(無明), 성향들[行], 지각[識], 명칭과 가시적 형태[名色], 여섯 감관[六處], 접촉[觸], 느낌[受], 갈애(渴愛), 집착[取], 생존[有], 늙음과 죽음[老死]이다. 이 계열의 부정적인 형태는 12연기를 설한 목적을 분명히 해 준다. 곧 무명이 없으면 성향들이 없고, 궁극적으로 생존과 노사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12연기의 연쇄를 일반화하여 ‘X가 있으면 Y가 있고, X가 없으면 Y가 없다’라는 간명한 정형구가 탄생한다. 후대 논리학자들은 이 정형구의 X를 원인 Y를 결과라고 정의한다.

'조건으로 하여[緣] 발생한다[起]'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초기 경전에서는 원인에 해당하는 개념을 연(緣)이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초기 경전에는 연(緣)이라는 용어를 중심으로 하여 원인의 종류를 산설하고 있다. 후대의 아비달마 불교에서는 이를 4연설로 체계화하고 있다. 4연이란 인연(因緣), 등무간연(等無間緣), 소연연(所緣緣), 증상연(增上緣)이다. 이 중 인연이란 원인[因]으로서의 연이라는 의미로 결과가 발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씨앗으로 말미암아 싹이 난다고 했을 때, 씨앗이 싹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의미에서 인연에 해당한다. 등무간연이란 직전에 사라진 연이라는 의미로서, 한 찰나 전에 사라진 6식 중의 어느 하나를 가리킨다. 이는 현재 찰나의 식이 과거로 사라지면서 새로운 식을 끌어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소연연은 인식대상으로서의 연이다. 증상연은 이 세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연을 가리킨다.
아비달마불교에서는 연이 아니라 인 개념을 중심으로 원인과 결과의 종류를 분류하게 된다. 특히 북전 아비달마를 대표하는 설일체유부는 앞서 4연 외에 6인설을 제시하고, 결과 또한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이를 6인4연5과설이라 칭한다.

6인이란 능작인(能作因), 구유인(俱有因), 동류인(同類因), 상응인(相應因), 변행인(遍行因), 이숙인(異熟因)이다. 이 중 능작인이란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법으로서, 다른 법이 발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하늘에 떠 있는 달이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나의 존재에 대한 능작인이 된다. 그들이 내가 존재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유인이란 동시에 결합하여 존재하면서, 상호간에 인과 관계가 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책상의 다리와 상판은 상호간에 구유인이다. 하나라도 없으면 책상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류인은 자신과 동일한 윤리적 성격의 법을 낳는 원인이다. 예를 들어 선한 마음이 선한 마음을 낳을 경우 전자는 후자의 동류인이다. 상응인이란 마음과 심리 현상이 동시에 결합해서 발생하여 서로 의존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과 심리 현상은 같은 시간에 동일한 감관, 동일한 인식 대상, 동일한 인식 양상, 동일한 숫자[마음은 하나이고 심리 현상도 하나]를 가지므로 상응이라 한다. 이것은 구유인의 특수한 형태이다. 변행인이란 문자적으로는 모든 곳에 작용하는 원인이란 뜻으로, 자기 단계의 모든 주4된 법의 원인이 되는 번뇌를 말한다. 변행인은 특히 무명, 유신견(有身見), 변집견(邊執見), 사견(邪見), 견취(見取), 계금취(戒禁取), 의(疑) 등 일곱 가지와 견집소단의 무명, 사견, 견취, 의 등 4가지를 합한 총 열한 가지 주5을 가리킨다. 이숙인이란 문자적으로는 다르게 익은 결과를 초래하는 원인이라는 뜻으로, 과보를 초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업을 가리킨다. 원인인 업은 선 혹은 불선이지만, 그 과보는 무기이므로 다르게 익는 것이라 한다.

이 여섯 가지 유형의 원인은 다섯 가지 유형의 결과를 산출한다. 다섯 가지란 증상과(增上果), 등류과(等流果), 사용과(士用果), 이숙과(異熟果), 이계과(離繫果) 이다. 이 중 증상과란 능작인의 결과를 말한다. 능작인-증상과 관계는 가장 느슨한 인과 관계이며, 모든 존재가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불교적 세계관의 근거를 제공하는 인과 관계이다. 등류과는 동류인과 변행인의 결과이다. 이 두 원인은 자신과 동일한 윤리적 성격의 과보를 초래하므로 그 결과를 등류과라고 하는 것이다. 사용과란 법의 작용을 사람의 행위에 비유한 말로서 구유인과 상응인의 결과를 말한다. 이숙과는 이숙인의 결과로서 주6를 의미한다. 원인인 업은 선 혹은 불선이지만, 그 과보인 이숙과는 무기이므로 원인과 윤리적 성격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이숙과라 한다. 이상은 모두 유위법(有爲法) 사이의 인과 관계를 분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계과는 무위법(無爲法)인 열반을 가리킨다. 이계과는 결과이긴 하지만 원인을 갖지 않는 특수한 범주의 결과이다.

이상 설일체유부의 6인4연5과설은 설일체유부가 법을 5위75법으로 분류한 후, 그들의 결합 관계를 재구축한 것이다. 따라서 법과 별도로 인과 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법이 다른 법의 발생에 어떻게 관여하는가에 따라 그 법이 다른 법에 대해 인이나 연이 되는 것이고, 어떤 법을 연으로 하여 발생했는가에 따라 그 법이 다른 법에 대해 과가 되는

유가행주7 유식학파는 설일체유부의 6인4연5과설 대신에 10인4연5과설을 주장한다. 4연과 5과는 설일체유부의 분류와 동일하지만, 인에 관해서는 설일체유부와 전혀 다른 분류법을 제시한다. 10인이란 수설인(隨説因), 관대인(觀待因), 견인인(牽引因), 섭수인(攝受因), 생기인(生起因), 인발인(引發因), 정이인(定異因), 동사인(同事因), 상위인(相違因) 불상위인(不相違因)이다. 이 중 수설인이란 명칭이 있으므로 개념이 있고, 개념이 있으므로 언설이 있어 법을 설할 수 있으므로 이를 수설인이라 한다. 관대인이란 어떤 것을 전제로 해서 다른 현상이 있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손이 있어야 집는 행위가 있는 것과 같다. 견인인이란 모든 종자가 자신과 동일한 열매를 산출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섭수인이란 종자 이 외의 여러 조건들을 가킨다. 곧 토양, 햇빛, 물 등이다. 생기인이란 종자가 처음으로 자신의 열매를 맺을 경우를 가리킨다. 인발인이란 씨앗에 의해 산출된 결과 이후에 이어지는 결과가 있을 경우를 말한다. 정이인이란 다양한 종류의 여러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을 말한다. 관대인부터 정이인까지의 여러 인들을 통틀어서 동사인이라 한다. 어떤 법이 발생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상위인이라 하고, 방해하지 않는 것을 불상위인이라 한다. 이 10인은 요약하면 두 가지 원인으로 분류된다. 첫째 능생인(能生因) 둘째 방편인(方便因)이다. 능생인에는 견인인과 생기인이 포함되며, 나머지는 모두 방편인으로 간주된다.

불교의 인과 이론은 다수의 법들이 다양한 형태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결과를 산출한다는 이론으로서, 신과 같은 유일한 원인 이론, 우연론, 실체적 원인에서 실체적 결과가 발생한다는 실체적 인과론을 극복하고자 한 시도의 산물이다. 이 이론은 모든 사물이 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관계론 일반의 형태로 발전한다.

참고문헌

원전

『구사론(俱舍論)』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
『대승아비달마집론(大乘阿毘達摩集論)』
『사분율(四分律)』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잡아함경(雜阿含經)』

단행본

안성두, 『보살지』(세창출판사, 2015)
권오민, 『아비달마 불교』(민족사, 2003)
주석
주1

매우 좋아하고 사랑함. 우리말샘

주2

더 이상 가는 것이 없으며 최고로 바르고 원만한 부처의 마음 또는 지혜. 우리말샘

주3

번뇌의 얽매임에서 풀리고 미혹의 괴로움에서 벗어남. 본디 열반과 같이 불교의 궁극적인 실천 목적이다. 유위(有爲) 해탈, 무위(無爲) 해탈, 성정(性淨) 해탈, 장진(障盡) 해탈 따위로 나누어진다. 우리말샘

주4

더러운 것이 옮음. 또는 더러워짐. 우리말샘

주5

‘번뇌’를 달리 이르는 말. 번뇌가 중생을 늘 따라다니며 마음을 혼미하게 하는 것이 잠자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말샘

주6

전생에 지은 선악에 따라 현재의 행과 불행이 있고, 현세에서의 선악의 결과에 따라 내세에서 행과 불행이 있는 일. 우리말샘

주7

인도에서 성하였던 대승 불교의 한 파. 법상종이 이를 계승하였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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