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 ()

목차
불교
개념
불교의 구족계인 250계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 승려를 가리키는 종교인.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비구는 불교의 구족계인 250계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 승려를 가리킨다. 출가한 남자가 사미를 거쳐 20세가 넘으면 250계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 계를 받으면 비구가 된다. 최초의 비구는 석가모니가 출가하여 고행을 할 때 함께 출가했던 교진여 등 다섯 명이다. 휴정(休靜, 1520~1604)은 수행인은 마음을 단정히 하고, 검소하고 진실한 것으로써 근본을 삼아야 하며, 표주박 한 개와 누더기 한 벌을 가지고 거리낌 없이 살아야 함을 당부하였다. 휴정의 가르침은 이후 많은 고승들이 한결같이 후학들에게 지적하는 명제가 되었다.

목차
정의
불교의 구족계인 250계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 승려를 가리키는 종교인.
내용

범어로는 비크슈(bhikṣu)이며, 팔리어 비쿠(bhikkhu)를 음사(音寫)하여 비구라고 하였다.

의역하여 걸사(乞士:걸식하는 사람)·파악(破惡:나쁜 것을 깨뜨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출가한 남자가 사미(沙彌:비구계를 받기 이전의 승려)를 거쳐 20세가 넘으면 250계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 구족계를 받으면 비구가 된다.

불교 최초의 비구는 석가모니가 녹야원(鹿野苑)에서 최초의 설법을 할 때 대상이 되었던 5비구이다. 교진여 등 다섯 사람은 석가모니가 출가할 때 그를 따라서 같이 출가하였다.

그 뒤 석가모니가 고행(苦行)을 하다가 우유를 먹는 등 고행을 포기하자 석가모니를 버리고 떠난 수행자들이었다. 석가모니는 깨달음을 이룬 뒤 이들을 최초의 교화 대상자로 삼았고, 설법을 통하여 그들에게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것을 증명하여 최초의 제자로 삼았다.

이 비구에게는 다섯 가지 지녀야 할 덕이 있다. ① 사유재산을 모아 두지 않고 걸식하며 살아간다. ② 번뇌·망상을 깨뜨려 버린다. ③ 탐욕과 분노와 무지(無知) 때문에 불타고 있는 집에서 뛰어나와 해탈(解脫)의 자리에 머문다. ④ 계율을 청정하게 지킨다. ⑤ 외도(外道)와 악마를 두렵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구는 다섯 가지 삿된 생활을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① 세속사람을 속이고 괴상한 형상을 나타내어 이양(利養)을 구하는 것, ② 자기의 공덕을 말하여 이양을 구하는 것, ③ 점술(占術)을 배워서 사람의 길흉을 말하여 이양을 구하는 것, ④ 호언장담으로 위세를 가장하여 이양을 구하는 것, ⑤ 저곳에서 이익을 얻으면 이곳에서 칭찬하고 이곳에서 이익을 얻으면 저곳에서 칭찬하여 다시 이양을 구하는 것 등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로 되어 있다.

또한, 비구는 경전을 듣고 배우기만 하고 수행이 따르지 못하는 다문비구(多聞比丘)와 경전을 듣고 외우는 것은 많지 않으나 수행에 전력하는 과천비구(寡淺比丘)의 2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비구는 지녀야 할 8물(物)과 소유하지 말아야 할 8부정물(不淨物)이 있다. 8물은 세 벌의 법의(法衣)와 발우·삭도(削刀)·바늘·띠·물을 거르는 헝겊 등이다.

8부정물은 ① 집이나 논밭을 갖는 것, ② 농사를 짓는 것, ③ 곡식을 쌓아 두는 것, ④ 종을 부리는 것, ⑤ 짐승을 기르는 것, ⑥ 재물을 저축하는 것, ⑦ 조각품을 모아 두는 것, ⑧ 가마솥을 마련하여 손수 음식을 만들어 두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8물과 8부정물은 철저한 무소유(無所有)의 정신에 입각한 인도불교에서 가능했던 것이며, 중국 및 우리 나라에서는 사원경제(寺院經濟)가 발달하게 됨에 따라 비구의 생활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불교가 우리 나라에 들어온 이래 많은 비구들은 청정한 계율과 피나는 고행으로 불법(佛法)을 전파하고 해탈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일부 비구들이 수행승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사회에 역기능을 함으로써 그릇된 이름을 얻기도 하였다. 조선 중기의 고승 휴정(休靜, 1520-1604)은 그의 ≪선가귀감 禪家龜鑑≫에서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휴정은 “말세(末世)의 비구 가운데는 부처를 팔아 온갖 나쁜 업을 짓는 무리가 있으며 이와 같은 무리들은 인과(因果)를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죄와 복도 없다.”고 하면서 몸과 말로 그릇된 업을 짓고, 사랑과 미움의 마음을 쉴새없이 일으킨다고 하였다.

그리고 중도 아닌 체, 속인도 아닌 체하는 비구를 ‘박쥐중’이라 하고, 혀를 가지고도 설법하지 못하는 이를 ‘벙어리 염소중’이라 하였으며, 승려의 모양에 속인의 마음을 쓰는 이를 ‘머리 깎은 거사’, 지은 죄가 무거워서 꼼짝할 수 없는 이를 ‘지옥찌꺼기’, 부처를 팔아서 살아가는 이를 ‘가사 입은 도둑’이라고 하였다.

이어서 비구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사항을 설명하고, 수행인(修行人)들은 마땅히 마음을 단정히 하여 검소하고 진실한 것으로써 근본을 삼아야 하며, 표주박 한 개와 누더기 한 벌을 가지고 거리낌없이 살아야 함을 간곡히 당부하였다.

이와 같은 휴정의 가르침은 우리 나라의 많은 고승들이 한결같이 후학들에게 지적하고 있는 명제가 되고 있다.

집필자
김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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