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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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無明)부터 노사(老死)까지의 12지분 간의 인과 관계로 윤회를 설명하는 불교 교리.
이칭
이칭
십이인연(十二因緣), 십이유지(十二有支)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12연기란 무명(無明)부터 노사(老死)까지의 12지분 간의 인과 관계로 윤회를 설명하는 불교 교리이다. 이 12연기에 대한 대표적 해석으로는 설일체유부의 ‘삼세양중인과설’과 유식 학파의 ‘이세일중인과설’이 있다. 이중 설일체유부의 ‘삼세양중인과설’이란 12연기를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시제에 걸친 2종의 인과 관계로 해석하는 것을 말하며, 유식 학파의 ‘이세일중인과설’이란 12연기를 이전과 이후의 두 시제에 걸친 1종의 인과 관계로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목차
정의
무명(無明)부터 노사(老死)까지의 12지분 간의 인과 관계로 윤회를 설명하는 불교 교리.
내용

십이인연(十二因緣) · 십이유지(十二有支)라고도 한다. 12개의 각 항은 윤회(輪廻)의 생존(生存)을 구성하는 부분이라는 의미에서 유지(有支)라고 한다. 십이지(十二支)는 ① 무명(無明), ② 행(行), ③ 식(識), ④ 명색(名色), ⑤ 육처(六處), ⑥ 촉(觸), ⑦ 수(受), ⑧ 애(愛), ⑨ 취(取), ⑩ 유(有), ⑪ 생(生), ⑫ 노사(老死)이다.

① 무명(無明): 미(迷)의 근본이 되는 무지(無知)로서, 사제(四諦)인연의 이치를 모르는 것을 말한다. 불교 근본 사상으로서의 세계관과 인생관에 통하지 않는 것을 무명이라 한다. 무명의 반대는 팔정도(八正道) 중의 정견(正見)이다.

② 행(行): 신행(身行) · 어행(語行) · 의행(意行) 등의 삼행(三行)을 뜻하며, 그것은 삼업(三業)과 같다. 즉 무지 · 무명을 인연으로 하여 그릇된 몸과 말과 마음의 삼업을 발생하는 것이 행이다. 이 행은 그릇된 행위뿐 아니라 그 행위의 여력으로서의 습관력도 포함된다. 행위 경험은 어떠한 것이라도 그대로 소멸되지 않고 반드시 그 여력을 남기며, 그것은 지능이나 성격 등의 소질로써 보존, 축적되기 때문이다.

③ 식(識): 제육식(第六識)인 의식(意識)으로서, 그것은 인식 작용 또는 인식 주관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인식의 주관으로서의 제육식이다. 이 식은 입태(入胎)의 식과 재태(在胎)의 식과 출태(出胎) 후의 식으로 구별되는데, 보통은 과거세의 업에 의해서 받는 현세 수태의 일념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④ 명색(名色): 태중에 있어서의 몸과 마음을 뜻하며, 식의 대상이 되는 육경(六境:色 · 聲 · 香 · 味 · 觸 · 法)을 가리킨다.

⑤ 육처(六處): 육입(六入)이라고도 하는데, 태내(胎內)에서 자리 잡아 가는 눈 · 귀 · 코 · 혀 · 몸 등의 오근(五根)과 의근(意根)을 가리킨다. 감각과 지각의 능력이라는 뜻이다.

⑥ 촉(觸): 육근(六根) · 육경(六境) · 육식(六識)의 화합을 뜻한다. 이들의 화합으로부터 감각과 지각에 의한 인식 조건이 성립되는 것을 뜻한다.

⑦ 수(受): 고락(苦樂)과 불고불락(不苦不樂), 좋고 나쁨을 감수하는 감각이다. 이것은 인식(촉) 후에 생기는 고락 등의 감수이며, 동일물(同一物)을 인식하여도 탐욕자는 즐거움으로 느끼고 성난 사람은 괴로움으로 느끼는 차이가 있다. 그 까닭은 인식 주체로서의 식이 백지와 같은 것이 아니라 과거의 무명과 행에 의하여 탐욕과 진에(瞋恚) 등의 성격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⑧ 애(愛): 괴로움을 피하고 항상 즐거움을 추구하는 근본 욕망이다. 갈애라고도 번역하며, 목마른 자가 물을 찾는 것과 같은 심한 욕구를 가리킨다. 인식에 의해 고락 등의 감수가 생기면 괴로움을 주는 사람이나 물체에 대해서는 미워하고 피하려는 강한 욕구를 낳게 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나 물체에 대해서는 이를 구애(求愛)하려는 강한 열망을 낳는다. 이와 같이 강한 욕구와 열망이 애이다.

⑨ 취(取): 자기가 원하는 것에 집착하는 작용이다. 앞의 애는 마음 속에 생기는 심한 애증의 생각인 데 반하여 이 취는 생각 뒤에 생기는 취사(取捨)에 대한 실제 행동이다. 사랑하는 자는 이를 빼앗고 미워하는 자는 이를 버리거나 혹은 살상하는 것과 같은 실제 행동을 가리킨다. 즉, 몸과 말에 의한 취사 선택의 행위가 취이다. 살생 · 도둑질 · 사음 · 거짓말 · 욕설 등이 이에 속한다.

⑩ 유(有): 애 · 취에 의해서 가지가지의 업을 만들고 미래의 결과를 만드는 작용이다. 유는 넓은 뜻에서 현상적 존재를 가리키므로 행과 유위(有爲)와 마찬가지로 일체의 존재를 뜻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유는 취에 의한 취사 선택의 실제 행위가 그 여력을 남긴 것이며, 과거 행위의 습관력의 축척인 동시에 그것은 미래의 행위를 규정하는 것이다.

취와 유는 앞의 행에 해당하며, 애는 무명에 해당한다. 즉, 무명에서 행이 생기고 행 속에는 실제 행위와 그 여력이 포함되는 것처럼, 애에서 실제 행위로서의 취가 생기고, 취에서 그 여력으로서의 유가 생기는 것이다.

⑪ 생(生): 태어남을 뜻한다. 유정(有情)이 어떤 유정의 부류에 태어나는 것이기도 하고, 또 일상생활에서 어떤 경험이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앞의 경우에는 그 유정의 과거 모든 경험의 여력으로서의 지능 · 성격 · 체질 등을 지니고 태어나게 된다.

각 개인이 각기 일정한 소질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그 사람의 소질[有]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경험이 생기는 것이다. 어느 경우이든 유라는 소질에서 새로운 생이 발생하는 것은 같다.

⑫ 노사(老死): 태어난 뒤에 늙고 죽는 등의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며, 일체의 고뇌가 노사에 의하여 대표되어진 것이다.

이 12개의 모든 항을 완비하고 있는 것을 12연기라고 하는데 이 중 몇 항을 뺀 10연기, 9연기, 8연기, 7연기, 5연기, 4연기, 3연기 등의 간략한 형태의 연기 역시 초기 경전에서 발견된다. 이들 간략한 형태의 연기에서 12연기로 발전한 것인지, 아니면 12연기의 성립 후 간략한 형태의 연기가 등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12연기에 대한 대표적 해석으로는 설일체유부의 삼세양중인과설(三世兩重因果說)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삼세’란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하며 ‘양중’이란 인과 관계가 이중으로 중첩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설일체유부는 12지 중 ①무명과 ②행을 과거에, ③식, ④명색, ⑤육처, ⑥촉, ⑦수, ⑧애, ⑨취, ⑩유를 현재에, ⑪생과 ⑫노사를 미래에 배당한다. 그리고 과거의 ①무명과 ②행이 원인이 되어 현재의 ③식, ④명색, ⑤육처, ⑥촉, ⑦수의 결과를 산출한다는 첫 번째 인과 관계와, 현재의 ⑧애, ⑨취, ⑩유가 원인이 되어 미래의 ⑪생과 ⑫노사의 결과를 산출한다는 두 번째 인과 관계를 설정한다. 이와 같이 설일체유부의 12연기 해석은 12지의 각각을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시제에 할당하고, 이를 과거의 2원인과 현재의 5결과, 현재의 3원인과 미래의 2결과라는 2종의 인과 관계의 중첩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세양중인과설이라고 불린다.

이를 각 지분에 적용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무명은 과거에 있어서의 무명 등의 번뇌이고, ② 행은 과거에 있어서의 선악업(善惡業)이다. ③ 식은 모태(母胎) 안에 최초로 발생하는 일찰나의 오온(五薀)이며, ④ 명색은 4주째의 태내(胎內) 모습이다. ⑤ 육처는 제5주의 태내에서 눈 등의 육근이 완성되는 상태이고, ⑥ 촉은 출태 뒤의 단순한 인식 작용을 일으키는 상태이다. ⑦ 수는 5세부터 14세까지의 단순한 고락의 감수 작용을 일으키는 상태이며, ⑧ 애는 재산이나 애욕에 탐착하는 14세 이후이다. ⑨ 취는 이 탐착이 증진되는 상태이고, ⑩ 유는 애욕과 취착의 선악업이 습관력이 되어 미래의 과를 일으키려는 상태이며, ⑪ 생은 미래의 과가 발생한 상태이며, ⑫ 노사는 미래에 수생(受生)한 뒤에 명색 · 육처 · 촉 · 수로 발생하는 상태이다.

또 설일체유부는 이 12지로 나뉘는 윤회 과정에서 그 윤회의 주체가 되는 것이란 오온이며, 그 오온이 윤회하는 과정에서 단계별로 갖는 우세한 상태가 12지 각 지분의 명칭이 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렇게 오온이 갖는 상태에 따라 12연기를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설일체유부의 12연기 해석은 분위연기(分位緣起)라고도 불린다.

이 분위연기와 함께 『아비달마구사론』에는 찰나연기(刹那緣起), 원속연기(遠續緣起), 연박연기(連縛緣起)가 언급되고 있다. 이 중 찰나연기란 한 찰나에 이 12지의 인과가 모두 일어난다는 것이며, 원속연기란 12지의 인과가 여러 시간을 건너 뛰어 상속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박연기란 12지의 인과가 단절 없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설일체유부는 분위연기를 포함한 이 네 가지 연기 중 분위연기를 정설로 삼고 있다.

한편 유식 학파는 12연기를 이세일중인과(二世一重因果)로 해석한다. 유식 학파는 12지 중 ①무명에서 ⑩유에 이르는 10가지 지분을 원인으로 보고 나머지 2지분인 ⑪생과 ⑫노사를 그에 의한 결과로 보는 1종의 인과 관계만을 설정한다. 그리고 그 ①무명에서 ⑩유에 이르는 10가지 원인과 ⑪생과 ⑫노사의 2가지 원인 간에는 전과 후의 두 시제가 걸쳐 있다고 본다. 즉 ①무명에서 ⑩유가 이후의 ⑪생과 ⑫노사를 결과로서 산출한다, 혹은 ⑪생과 ⑫노사는 이전의 ①무명에서 ⑩유를 원인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전과 이후라는 두 시제에 걸친 하나의 인과 관계로 12연기를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유식 학파의 12연기 해석은 이세일중인과설이라고 불린다.

또 이 12연기는 관점에 따라 유전문(流轉門)과 환멸문(還滅門)의 연기로 나뉜다. 유전문이란 무명을 원인으로 하여 행이 있고, 행을 원인으로 하여 식이 있고 나아가 노사가 있다는 것으로 곧 12연기를 통해 고통이 생기는 과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환멸문이란 무명이 소멸함에 따라 행이 소멸하고 나아가서 노사가 소멸한다는 것으로 12연기를 통해 고통이 소멸하는 과정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참고문헌

원전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성유식론(成唯識論)』
『성유식론술기(成唯識論述記)』

단행본

이기영, 『불교개론』(한국불교연구원, 1976)
권오민, 『아비달마불교』(민족사, 2003)
히라카라 아키라 저, 이호근 역, 『인도불교의 역사(상)』(민족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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