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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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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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 이 · 비 · 설 · 신 · 의의 여섯 인지 기관, 혹은 그 기관들이 갖는 인지 능력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
이칭
이칭
육입(六入), 육처(六處), 입입처(六入處), 육촉처(六觸處), 육정(六情), 육정근(六情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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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육근이란 안·이·비·설·신·의의 여섯 인지 기관, 혹은 그 기관들이 갖는 인지 능력을 말한다. 이 육근은 각각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의 육식의 의지처가 된다. 이 육근 중 앞의 오근은 물질에 속하는 것이며 여섯 번째인 의근은 마음에 속하는 것으로 전 찰나의 인식으로 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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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정의
안 · 이 · 비 · 설 · 신 · 의의 여섯 인지 기관, 혹은 그 기관들이 갖는 인지 능력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
내용

육근(六根, ṣaḍindriya)이란 안(眼, cakṣus) · 이(耳, śrotra) · 비(鼻, ghrāṇa) · 설(舌, jihvā) · 신(身, kāya) · 의(意, manas)의 여섯 인지 기관, 혹은 그 기관들이 갖는 인지 능력을 말한다. 즉 안근(眼根, cakṣurindriya)은 시각 능력, 이근(耳根, śrotrendriya)은 청각 능력, 비근(鼻根, ghrāṇendriya)은 후각 능력, 설근(舌根, jihvendriya)은 미각 능력, 신근(身根, kāyendriya)은 촉각 능력이라는 감각 능력을 의미하며, 의근(意根, mana-indriya)은 지각 능력을 의미한다.

육근의 산스크리트어 원문은 '싸뜨인드리야(ṣaḍindriya)'으로, ‘싸뜨(ṣaṭ)’와 ‘인드리야(indriya)’가 결합된 것이다. '싸뜨'는 ‘6’을 뜻하며, '인드리야'는 ‘ 제석천(帝釋天)’, 즉 번개를 무기로 쓰는 인드라(Indra)와 관련되어 있다.

‘인드리야’의 어근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어근이 ‘힘을 갖춘(to be powered)’이라는 뜻의 ‘인드(√ind)’라는 것이고, 둘째는 어근이 ‘(자기 스스로) 불을 밝히는 것(lighting)’이라는 뜻의 '인드(√indh)'라는 것이다.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에서는 근(根, indriya)을 “가장 수승[最勝]한 자재(自在)이며, 빛나고 현저[光顯]하기 때문에 근이라 이름한 것이니, 이에 따라 근은 증상력(增上力)의 뜻이라는 것이 모두 성취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로부터 ‘자재 현광’의 증상력을 갖춘 것, 즉 지각 기관으로서의 자기 힘을 갖춘 것이 육근에서 근이 갖는 의미임을 알 수 있다.

육근 중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은 물질(色, rūpa)에 속하는 것이다. 『아비달마구사론』과 『성유식론(成唯識論)』에서는 오근을 승의근(勝義根)으로서의 오근과 부진근(扶塵根)으로서의 오근으로 나누고 있다. 여기서 승의근이란 보고 듣는 등의 감각 능력들을 갖는 투명하고 청정한 물질을 말하며, 부진근이란 그 감각 능력들이 내재하고 있는 눈 · 귀 · 코 등의 신체 기관을 말한다. 즉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감각 기관은 승의근이 아닌 부진근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은 물질에 속하며 눈 · 귀 · 코 · 혀 · 몸이라는 각각에 대응하는 신체의 감각 기관을 갖는다. 오온(五蘊, pañcaskandha) · 십이처(十二處, dvādaśāyatana) · 십팔계(十八界, aṣṭādaśadhātu)의 구조에서 보자면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은 오온 중 색온(色蘊, rūpaskandha)에 대응된다. 십이처 중에서는 안처(眼處, cakṣurāyatana) · 이처(耳處, śrotrāyatana) · 비처(鼻處, ghrāṇāyatana) · 설처(舌處, jihvāyatana) · 신처(身處, kāyāyatana)에 대응되며, 십팔계 중에서는 안계(眼界, cakṣurdhātu) · 이계(耳界, śrotradhātu) · 비계(鼻界, ghrāṇadhātu) · 설계(舌界, jihvādhātu) · 신계(身界, kāyadhatu)에 대응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육근 중 의근은 마음에 속하는 것으로서 별도의 기관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오온 · 십이처 · 십팔계의 구조에서 이 의근은 식온(識蘊, vijñānaskandha), 의처(意處, manaāyatana), 의계(意界, manodhātu)에 대응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안 · 이 · 비 · 설 · 신 · 의의 육근이라는 인지 능력은 각각 색(色, rūpa) · 성(聲, śabda) · 향(香, gandha) · 미(味, rasa) · 촉(觸, spraṣṭavya) · 법(法, dharma)의 육경(境, viṣaya)이라는 작용 대상을 갖는다. 그리고 이 육근과 육경은 안식(眼識, caksurvijñāna), 이식(耳識, śrotravijñāna), 비식(鼻識, ghrāṇavijñāna), 설식(舌識, jihvāvijñāna), 신식(身識, kāyavijñāna), 의식(意識, manovijñāna)의 육식이 생기하는 데 있어 각각 의지처(所依, āśraya)가 되고 인식 대상(所緣, ālambana)이 된다. 즉 시각인 안식은 눈이라는 안근을 의지처로 삼고 색깔이나 형태인 색경을 인식 대상으로 삼아 생기하며, 청각인 이식은 귀라는 이근을 의지처로 삼고 소리라는 성경을 인식 대상으로 삼아 생기한다. 이러한 식 생기의 구조가 제육식인 의식에 이르기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육근 중 지각 능력을 의미하는 의근은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과 달리 마음에 속한 것으로서 별도의 신체 감각 기관을 갖지 않는다. 의근은 한 찰나 전의 인식으로 규정되며 이 한 찰나 전의 인식이 바로 뒤이어서 생기하는 인식의 의지처의 기능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의근은 제육식의 의지처로서 기능할 뿐 아니라 육식 전체의 의지처로서도 기능한다. 즉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은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의 오식 각각의 의지처만 되는 반면, 의근은 제육식인 의식을 포함한 육식 전체의 의지처가 된다. 가령 안식의 경우, 안식은 안근뿐 아니라 의근도 의지처로 하여 생기하며, 이식은 이근뿐 아니라 의근 또한 의지처로 하여 생기한다. 이는 신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적용되며 제육식인 의식만이 의근 하나를 의치저로 하여 생기한다. 이와 같이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은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의 오식의 의지처가 되면 의근은 전체 육식의 의지처가 된다.

육근은 육입(六入), 육처(六處), 입입처(六入處), 육촉처(六觸處), 육정(六情), 육정근(六情根)으로도 불린다. 이 여러 표현들을 식 생기의 관점에서 이해해 본다면, ‘입(入)’이란 식에 들어온다는 뜻이며, ‘처(處)’ 또는 ‘입처(入處)’란 식과 인식 대상인 육경과의 관계를 맺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촉처(觸處)’란 인식 대상인 육경과 접촉한다는 뜻이며, ‘정(情)’ 또는 ‘정근(情根)’이란 정식(情識)을 내는 것, 또는 정식을 내는 근본이라는 뜻이다.

한편 『아비달마구사론』에서는 이 육근이 안 · 이 · 비 · 설 · 신 · 의의 순서로 등장하는 이유에 대하여 네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은 현재의 것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제육근인 의근은 현재, 또는 과거 · 현재 · 미래를 모두 대상으로 하거나 시간을 초월한 것 또한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 · 이 · 비 · 설 · 신의 오근 다음에 의근이 온다는 것이다.

둘째, 안 · 이 · 비 · 설 · 신 오근의 경우, 안 · 이 · 비 · 설의 사근은 소조색(所造色, upādāyarūpa)을 대상으로 하지만 신근은 소조색이나 사대종(四大種, catvāri mahābhūtāni), 또는 둘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 · 이 · 비 · 설의 사근 다음에 신근이 온다는 것이다.

셋째, 안 · 이 · 비 · 설 사근의 경우, 안 · 이의 이근은 비 · 설의 이근보다 멀리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 · 설의 이근보다 먼저 등장하며, 안근과 이근 중에서도 안근이 이근보다 보다 먼 것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근이 먼저 등장한다는 것이다. 또 나머지 비근과 설근에 있어서는 비근이 설근보다 보다 빠르게 대상에 작용하기 때문에 비근이 설근에 앞서서 등장한다는 것이다.

넷째, 육근이 신체에서 위치하는 장소와 관련된 것으로 눈, 귀, 코, 혀의 순서로 신체 윗부분에 있으며 몸의 대부분은 혀의 밑에 있으므로 안 · 이 · 비 · 설 · 신의 순서가 성립하며 의근은 특정 장소를 갖는 것이 아니므로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한편 유식 학파에서는 육근 중 의근에 대하여 염오의(染汚意, kliṣṭamanas)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아비달마 불교에서 의근은 현 찰나의 시점에서 바로 한 찰나 전으로 소멸해 버린 인식, 즉 등무간멸의(等無間滅意, samanantaraniruddhamanas)로 규정되어 다음 찰나의 인식이 생기하는 의지처로서 기능하는 것으로서 설명되었다. 유식 학파는 이러한 등무간멸의의 의근에 염오의의 의미를 추가하였다. 염오의란 무명(無明, avidyā) · 아견(我見, ātmadṛṣṭi) · 아만(我慢, asmimāna) · 아애(我愛, ātmasneha)라는 네 가지 번뇌를 항상 동반하는 의(意)를 말한다. 이러한 유식 학파의 염오의 개념은 유식 학파에서 말하는 제칠식인 말나식(末那識, mano nāma vijñāna)이 형성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참고문헌

원전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섭대승론(攝大乘論)』
『성유식론(成唯識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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