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제자는 어느 특정한 분야에서 제일 뛰어난 이들이지만, 이들은 전문 분야에 대해서가 아니라 집단으로서 숭배된다. 즉, 넓은 의미로는 이 세상에 머물면서 정법(正法)을 지키는 부처님의 제자들이라는 뜻이다.
① 핀돌라브하라드바아쟈(Piṇḍolabharadvāja, 賓度羅跋囉惰闍), ② 카나카밧사(Kanakavatsa, 迦諾迦伐蹉), ③ 카나카브하라드바아쟈(Kanakabharadvāja, 迦諾迦跋釐墮闍), ④ 수빈다(Suvinda, 蘇頻陀), ⑤ 나쿨라(Nakula, 諾距羅), ⑥ 브하드라(Bhadra, 跋陀羅), ⑦ 카리카(Karika, 迦理迦), ⑧ 바즈라푸트라(Vajraputra, 伐闍羅弗多羅), ⑨ 지바카(Śvaka, 戍博迦), ⑩ 판타카(Panthaka, 半託迦), ⑪ 라후라(Rāhula, 囉怙羅), ⑫ 나가세나(Nāgasena, 那伽犀那), ⑬ 앙가타(Iṅgata, 因掲陀), ⑭ 바나밧시(Vanavāsin, 伐那婆斯), ⑮ 아지타(Ajita, 阿氏多), ⑯ 쿠다판타카(Cūdapanthaka, 注荼半託迦) 등이다.
『입대승론(入大乘論)』에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 십육 아라한에게 불멸(佛滅) 후의 불교 호지(護持)를 부촉(付屬)하셨다.”라고 하였다. 이들 십육 아라한은 삼계(三界)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으며, 삼장(三藏)에 통달하였다고 한다. 특히 외전(外典)에 능하여 외도(外道)를 항복받으며, 신통력으로 자신들의 수명을 연장하였다고 한다.
십육나한은 정법기(正法期)에는 불교를 지키고, 말법기(末法期)에는 불교인들의 복전(福田)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열반의 과보(果報)를 얻게 한다.
이 십육나한에 대한 신행(信行)은 중국 · 한국 · 일본 등에 크게 성행하였는데, 중국의 경우 현장(玄奘)이 인도 구법에서 돌아와 『대아라한난제밀다소설법주기(大阿羅漢難提蜜多羅所説法住記)』를 번역한 7세기 중반부터 크게 성행하였다. 둔황(敦煌)의 천불동(千佛洞) 제79번 석굴에는 부조(浮彫)로 채색한 십육나한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말세 신앙과 함께 특히 8세기 후반부터 십육나한에 대한 존숭(尊崇)이 성행하였던 듯하다. 신라의 사불산(四佛山)에 십육나한의 변형상(變形像)을 모셨던 것을 효시로 하여 그 뒤 탱화나 불화의 소재가 되었다. 나한 탱화와 십육나한상은 우리나라 사원의 응진전(應眞殿)에 많이 봉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