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의 제자들 중 특히 신통력이 뛰어난 16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존자를 개별적으로 신앙화하기보다는 열 여섯명의 모습을 일괄 제작하여 주로 사찰 내 나한전, 응진전, 혹은 영산전 등에 봉안하고 예배의 대상으로 삼는다.
중국당나라 654년에 승려 현장이 한역한 『불설대아라한난제밀다라소설법주기(佛說大阿羅漢難提密多羅所說法住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당말∼오대부터 조각상이나 그림으로 제작되기 시작하였으며 선종의 성행과 더불어 송나라 때 가장 활발히 만들어졌다. 한국의 경우는 고려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후 임진왜란 이후인 조선후기에 가장 활발히 제작되었다.
십육나한은 제1 빈도라발라타사, 제2 가낙가벌차, 제3 가낙가발리타사, 제4 소빈타, 제5 낙거라, 제6 발타라, 제7 가리가, 제8 벌도라불다라, 제9 술박가, 제10 반탁가, 제11 라호라, 제12 나가서나, 제13 인게타, 제14 벌나파사, 제15 아씨다, 그리고 제16 주다반탁가존자로 구성되어 있다. 소의 경전인 『불설대아라한난제밀다라소설법주기』에는 존명과 성격, 그리고 역할에 관해서만 기록되어 있고 형상적인 특징에 대해서 언급이 없어 비구의 모습을 기본으로 하여 신통력을 발휘하는 모습들이 자유롭게 표현되는 편이다. 사찰 내 나한전, 응진전, 혹은 영산전 등에 봉안되는데 중앙의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 8인씩 배치되며 그 뒤쪽으로 제석천과 신장, 명부사자 등의 호법신이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한국의 십육나한상은 고려시대부터 빈번히 만들어졌지만, 현존하는 작품들은 대체로 조선후기에 제작된 것들이다. 십육나한 조각상은 모두 16구로 구성되지만, 십육나한도의 경우는 봉안되는 전각의 상황에 따라 1폭에서부터 16폭까지 전체 폭 수가 다양하다.
십육나한 조각상은 조선조 15세기로 추정되는 남양주 흥국사 십육나한상이 완존하며 그 외에 조선후기의 작품이 다수 남아 있다. 그림의 경우 고려시대 14세기의 석가삼존 십육나한도 2점과 조선조 1723년여수 흥국사 십육나한도, 1725년순천 송광사 십육나한도, 1790년남장사 십육나한도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 조선후기 작품들이 다수 남아 있다.
십육나한상은 깨달음을 얻은 불제자인 나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며 다른 주제의 불교 회화와 달리 자유롭게 표현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