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감연기 ()

불교
개념
인간이 번뇌로 인해 행위[業]을 하고 그 결과로서 다시 태어남을 받아[感] 윤회하게 된다는 불교교리.
정의
인간이 번뇌로 인해 행위[業]을 하고 그 결과로서 다시 태어남을 받아[感] 윤회하게 된다는 불교교리.
개설

여기서 업감은 업보와 같은 의미이다. 화엄종 교판에서 연기(緣起)를 네 종류로 구분하면서 초기불교에서 설하는 연기를 업감연기(業感緣起)라고 명명하고, 『해심밀경(解深密經)』 등의 아뢰야연기(阿賴耶緣起), 『승만경(勝鬘經)』 등의 여래장연기(如來藏緣起), 『화엄경(華嚴經)』의 법계연기(法界緣起) 등 대승경전의 연기와 구별한다. 따라서 업감연기는 실질적으로 십이연기(十二緣起)를 지칭한다.

내용

초기불교의 연기에 대한 고전적 정의는 『잡아함경』의 “이것이 있음으로 인해 저것이 있으며, 이것이 생함으로 인해 저것이 생한다[此有故彼有, 此生故彼生]”이다. 이러한 상호 인과관계를 인간의 윤회 과정에 적용하여 열두 계기[支]를 통해 연쇄적으로 파악한 것이 이른바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 또는 십이연기이다.

업감의 관점에서 십이연기를 해석하면 ‘업’, 즉 과거와 현재의 행위가 원인이 되어 ‘감’, 즉 현재와 미래의 결과를 낳음을 의미한다. 『구사론』에 따라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근본 무지인 무명(無明)과 그것으로 인해 생긴 의지작용인 행(行)은 과거의 원인이 되며, 이 둘로 인해 인간 생명체를 구성하는 물질적·정신적 계기인 식(識), 명색(名色), 육처(六處), 촉(觸), 수(受)의 현재의 결과가 생겨난다. 이어서 고통을 회피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애(愛), 그로 인해 생겨난 소유욕인 취(取), 소유욕으로 인한 지속되는 윤회적 삶의 방식인 유(有)가 현재의 원인이 되며, 이 셋으로 인해 중생으로 다시 태어나 윤회를 지속하는 생(生)과 노사(老死)라는 미래의 결과가 생겨난다. 이처럼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에 걸쳐 원인과 결과가 중첩되면서 수레바퀴처럼 계속 윤회하는 인과관계를 삼세양중인과(三世兩重因果)라고 부른다.

의의와 평가

원측(圓測: 613~696)은 '궁극적 진리인 승의제(勝義諦)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일체의 유위법은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해심밀경(解深密經)』 경문에 대한 주석에서 진제(眞諦, Paramārtha: 499~569)의 권위를 빌려 유식사상의 입장에서 업감연기를 재해석하고 있다. 즉, 모든 유위법은 그 근본을 추적하면 외적 대상[境界]이 실재하지 않는데 있다고 집착하는 부정사유(不正思惟)이며, 그것이 번뇌[惑]를 낳고 번뇌가 다시 행위[業]를 낳고 결국 행위가 유위법의 과보(果報)를 낳는 연쇄적 인과관계로 업갑을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진제 또는 원측의 업감 해석은 무명을 유식학파의 근본 통찰인 유식무경(唯識無境)에 대한 무지로 해석한 점에서 특징적이다.

참고문헌

『잡아함경(雜阿含經)』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해심밀경소(解深密經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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