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보는 깨달은 존재인 붓다와 윤회하는 존재인 중생의 차이, 중생들의 윤회하는 영역과 인간사회의 사회적·경제적 차이가 생기는 이유에 대한 불교적 설명 방식이다. 또 불교의 근본 주장인 연기(緣起)를 도덕적 차원에서 구체화한 이론이라 할 수 있으며, 민간에서는 이른바 인과응보(因果應報)의 포괄적 도덕 법칙으로 이해되고 있다.
업보는 크게 총론과 각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성실론』에 따르면 총론은 선한[善] 행위와 선하지 못한[不善] 행위는 과보를 낳지만 선악미정인[無記] 행위는 과보를 동반하지 않는다. 또 선한 행위는 좋아하는 과보[愛報]를 낳고 선하지 못한 행위는 싫어하는 과보[不愛報]를 낳는다는, 행위와 그 결과의 대응 법칙이다. 각론은 이것을 중생과 인간 사회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것인데, 『구사론』에 따르면 인업(引業)이 윤회하는 중생 중 어떤 형태로 태어나는지 전반적인 과보[總報]를 낳고, 만업(滿業)이 그 중생의 외모·부귀·수명 등의 구체적 과보[別報]를 낳는다고 한다.
또 『구사론』의 사업(四業)은 총론을 보다 세분화하여 중생과 인간사회의 차이뿐만 아니라 붓다와 중생의 차이까지 포괄하여 그 상응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즉 첫째, 흑흑업(黑黑業)은 악한 과보를 낳는 악한 행위이며, 둘째, 백백업(白白業)은 선한 과보를 낳는 선한 행위이며, 셋째, 흑백업(黑白業)은 선악이 혼재된 과보를 낳는 선악이 혼재된 행위이며, 넷째, 불흑불백업(不黑不白業)은 선악을 벗어난 열반(涅槃)을 낳는 무루업(無漏業)을 의미한다.
인과응보로 불리는 업보 사상은 한국인의 윤리의식과 내세관에 깊은 영향을 끼쳐 현재의 삶의 의미 발견과 미래를 위한 윤리적 노력의 철학적 바탕이 되었다. 예컨대 한국사찰 예불을 구성하는 「이산선사발원문(怡山禪師發願文)」, 김시습(金時習)의 『금오신화(金鰲新話)』 등의 설화, 「회심곡(回心曲)」 같은 불교가사 등에 잘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