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최영년(崔永年)의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해주교반(海州交飯)이 황해도 해주 지역의 명물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당시에는 밥을 기름에 볶아 먹는 풍습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해주비빔밥이 기이한 음식으로 소개되어 있다. 황해도는 흰쌀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한 밥과 떡을 특식으로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다. 이에 대해 『천일록』에서는 매해 가을에 곡식이 익었을 때 흰쌀이 풍성하여 소를 잡고 술을 차리며 풍악을 울리면서 온 들판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이 농촌 풍경 중에 장관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해주비빔밥의 주재료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삼겹살, 닭고기, 두부, 콩나물, 미나리, 고사리, 도라지, 버섯이다. 비빔밥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양념 재료는 소금, 간장, 참기름, 파, 마늘, 후춧가루, 볶은 참깨, 김, 튀김용 기름, 계란 등이다.
조리법은 먼저 돼지고기 삼겹살, 소고기, 닭고기는 삶아서 가늘게 썰어 양념에 무치고, 국물은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다음으로 두부는 편을 내어 기름에 튀긴 다음 가늘게 썰어 놓는다. 흰쌀로는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놓고, 콩나물은 소금물에 삶는다. 미나리는 잎을 잘라내고 줄기를 소금물에 슬쩍 데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 양념한다. 표고버섯은 채친 다음 소금물에 데쳐서 무치고, 도라지는 소금물에 데쳐서 쓴물을 빼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양념한다. 마른 고사리는 푹 삶아서 삶은 물은 버리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파, 마늘, 간장 등으로 양념한다. 고기와 나물들이 다 준비되면 잘 달구어진 후라이팬에 돼지고기 비곗덩어리를 올려서 돼지기름이 흘러나오게 하고 여기에 미리 지어 놓은 밥을 올려서 소금과 후추, 참깨 가루를 뿌려 가면서 볶는다. 다음으로는 볶은 밥을 그릇에 담고 여기에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지진 두부, 콩나물, 미나리, 도라지, 고사리, 버섯을 올리고 튀긴 김을 부스러뜨려서 뿌린다. 마지막으로 계란으로 지단을 만들어 비빔밥 위에 고명으로 올린 후에 양념 간장으로 비벼 먹는다. 이때 미리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춰 만든 국물도 곁들여 낸다.
해주비빔밤에 닭고기와 돼지고기만 얹어서 비벼먹는 경우도 있다.
비빔밥은 동지날, 섣달그믐날의 음식으로 한 해를 무사히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 해에 먹던 음식물을 해를 넘기지 않기 위해 모두 모아 한 그릇에 담아서 저녁에 먹던 관습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