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개선가이드』는 1975년 농수산부 산하 한국주부식생활개선지도회에서 만든 지침서이다. 새마을 사업의 우선 순위인 식량 자급 문제, 식생활 개선 문제의 취지와 이념, 이에 적합한 식단 등을 지도하고자 제작되었다. 당시 정부 시책이었던 식생활 개선 및 혼분식 장려운동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각 시책의 취지 및 이념을 설명하고 이에 적합한 식단과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국수, 빵 등 총 80여 가지의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분마기, 오븐 등 혼분식 관련 주방기기들의 특징과 사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생활개선가이드』의 저자는 표지에는 한국주부생활개선지도회(韓國主婦生活改善指導會), 내지에는 한국주부식생활개선지도회(韓國主婦食生活改善指導會)라고 기재되어 있다. 한국주부식생활개선지도회는 농수산부 산하 기관으로 혼분식 장려운동 등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일선에서 수행하던 단체였다. 1975년 8월 월간지인 『월간 요리(月刊 料理)』를 창간하였다.
『생활개선가이드』에 따르면 해당 자료의 집필에는 유명 요리 대가(料理大家)와 대학교수, 전문가 등 해당 지도회 연구 위원들이 참가하였다고 한다. 연구 위원으로는 강성채 등 총 25인의 지도 강사와 김영희 등 총 30인의 실습 강사가 포함되어 있다.
『생활개선 가이드 식생활분과』는 총 83페이지의 소책자이다. 속표지에는 ‘농수산부 제56호, 10월 유신(維新)과 새마을운동(運動)’이라는 별도의 제목이 기재돼 있다. 속표지 하단에는 본 책자는 농수산부 시책(施策)으로 제작되었으며 문교부가 후원하고, 노동청이 추천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총 7쪽에 이르는 목차 페이지 상단에는 각각 “한 줌 섞은 잡곡밥에 건강(健康)오고 부강(富强)온다.” 등 혼식과 분식을 권장하는 표어가 적혀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통해 해당 문헌이 정부의 식량 관련 정책을 민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내용은 ① 식생활 개선 운동 및 혼분식 운동 등 식생활 관련 정부의 시책에 대한 설명, ② 관련 요리법, ③ 식이요법, ④ 살림 관련 사항, ⑤오븐, 분마기 등 혼분식 관련 기기에 대한 설명과 그 사용법 등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비중 있는 부분은 요리법이다. 빵 9종, 과자 5종, 국수류 7종, 혼식(混植)류 5종, 감자류 4종, 고구마류 3종, 옥수수류 6종, 음료수 8종, 잼 6종, 크림 2종, 마요네즈, 토마토 케첩, 안주 7종, 기초 영양을 찾는 요리법 등 총 80여 가지의 조리법이 실려 있다. 또, ‘분마기를 이용한 식이요법’에서는 간장병, 고혈압, 위궤양 등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식의 제조와 이유식 만드는 법 등이 기술되어 있다. 이와 함께 혼분식을 위한 주방기기로 오븐, 현미 밥솥, 테프론 프라이팬, 제면기, 분마기 등을 소개하며 각각의 특징과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당 문헌에 제시된 요리법으로는 밀가루를 이용한 카스테라 · 식빵 · 소보로빵 · 영양빵 · 핫케이크 등 빵, 과자와 카레 국수 · 콩물국수 · 비빔국수 · 짜장면 · 우동 등의 국수류가 있다. 잡곡을 이용한 김초밥 · 오무라이스 · 약식 등과 감자 · 고구마 · 옥수수를 활용한 조리법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 나타난 여러 요리 중 가장 독특한 것으로는 ‘무궁화 칼국수’가 있다. 대한민국의 국화(國化)인 ‘무궁화’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나 이채로운 조리법으로 미루어 해당 요리는 1970년대 무렵 혼분식 장려운동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의 조리법에 따르면 무궁화 칼국수는 소시지, 조개, 쑥갓, 유부, 굴 등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국물 국수이다.
무궁화 칼국수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국수를 삶아 헹궈 둔다. 냄비에 고춧가루, 조개, 유부, 생강, 마늘 다진 것, 굴을 넣고 끓여 국물을 만든다. 쑥갓을 달걀물에 담가서 끓는 국에 넣는다. 삶아 놓은 국수에 만든 국물을 붓는다. 한편, 같은 이름의 음식이 사단법인 한국제분공업협회에서 1973년 발간한 소책자인 『분식』에도 실려있다.
1970년대 농수산부 등 정부 기관에서는 혼분식 장려운동 및 식생활 개선 운동을 위해 여러 소책자를 발간하였다. 책자의 집필과 제작에는 새가정혼분식지도회, 한국주부식생활개선지도회, 한국제분공업협회 등이 참여하였다. 『생활개선가이드』 또한 그 일환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생활개선가이드』는 머리말 등의 내용에서 새마을운동의 큰 틀 아래 식생활 개선 운동의 의의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또한 서양 음식과 혼분식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생활개선가이드』은 혼식, 분식과 관련된 다양한 요리법을 제시하였을 뿐 아니라, 제시된 요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오븐, 분마기 등의 새로운 주방 도구를 활용법을 소개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