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지(韓國書誌)』는 프랑스의 동양학자인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이 작성한 책이다.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 18651935)은 동양학자로서 18901892년 주한프랑스공사관 통역관으로 근무하며 당시 주한프랑스 공사였던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 18531922)로부터 한국 고서의 목록을 작성하자는 제안을 받아 『한국서지(韓國書誌)』 작성을 시작하였다. 모리스 쿠랑은 한국 근무를 마치고 떠난 이후에도 한국에 체류하던 귀스타브샤를마리 뮈텔 주교(Gustave-Charles-Marie Mutel, 18541933)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작업을 지속하였고 1894년 『한국서지』 1권이 간행된 후 1895년 2권, 그리고 1896년에 3권이 출간된 후 보완 작업을 계속하여 1901년 보유(補遺)판까지 모두 4권으로 완성하였다.
『한국서지(韓國書誌)』에는 171쪽에 달하는 단행본 분량의 서문과 3,821개 항목에 달하는 도서 목록과 해제가 저술되어 있다. 서문은 주제를 I에서 VI까지 모두 6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 장에서는 한국의 도서, 문자, 사상, 문학 등에 대한 내용과 본문에 기술된 내용과 관계된 도서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서문에 이어 목록과 해제에 해당하는 본문은 3,821종의 도서를 교회(敎誨) · 언어(言語) · 유교(儒敎) · 문묵(文墨) · 의범(儀範) · 사서(史書) · 기예(技藝) · 교문(敎門) · 교통(交通)의 9부(部)로 나누고 1부 교회류에는 교육류 · 간독류 · 입문류, 2부 언어부에는 한어 · 청어 · 몽어 · 왜어 · 범어, 3부 유교류에는 경서류 · 성적류 · 유가류, 4부 문묵류에는 시가류 · 문집류 · 전설류 · 잡서류, 5부 의범류에는 의례류 · 치리류(治理類), 6부 사서류에는 동사류 · 동잡적류 · 중사류(中史類) · 지리류, 7부 기예류에는 산법류 · 천문류 · 술수류 · 병가류 · 의가류 · 농잠류 · 압고류 · 예술류, 8부 교문류에는 도교류 · 불교류 · 천주교류 · 야소교류(耶蘇敎類), 9부 교통류에는 조약류 · 무역류 · 신보류 등 모두 36류가 정리되어 있다. 특히 1901년에 간행된 보유판에는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가 소장하고 있던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 3,788번에 수록되어 있다.
모리스 쿠랑은 『한국서지』의 서문에 “서울의 책방을 모두 뒤지고 그 장서를 살펴나갔다. 가장 흥미 있을 것 같은 책들을 사들이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써 놓았다.”라고 기록하였다. 『한국서지』는 한국학이라는 용어조차 없었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작성된 한국 고서에 대한 방대한 규모의 서지 자료이며 구한말 한국 고서의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 특히 한국의 역사와 책 문화를 서술한 서문은 『한국서지』 간행 초기에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으나 1994년 이희재에 의해 한국어로 전체가 번역되어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료적 가치로 오늘날에도 한국학을 공부하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필수적인 자료로 평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