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삭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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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1년 12달을 소월과 대월을 번갈아 두는 방법.
이칭
속칭
경삭법(經朔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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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평삭법은 1년 12달을 소월과 대월을 번갈아 두는 방법이다. 태음력(太陰曆)은 초하루를 정하는 방법에 따라 평삭법(平朔法)과 정삭법(定朔法)으로 나눌 수 있다. 평삭법은 역원(曆元)에서 삭망월(朔望月)의 길이를 더해서 매월의 초하루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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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1년 12달을 소월과 대월을 번갈아 두는 방법.
개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일정한 기간이 한 달이다. 고대에는 주6, 주7, 보름[望], 주8 등, 즉 달의 위상을 보고 한 달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위상의 주기로 한 달의 길이를 나타낸 것이 주9이다. 고대 동아시아와 고대 그리스, 고대 근동에서는 모두 음력 한 달의 길이를 근본으로 한 태음력(太陰曆)'을 사용하였다. 역법(曆法)은 크게 태양의 운동을 기반으로 하는 태양력(太陽曆) 또는 양력(陽曆)과 달의 운동을 기반으로 하는 태음력이 있다. 또한 태음력은 순태음력(純太陰曆)과 태음력에 양력적 요소를 반영한 태음 주10 또는 음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아시아의 음력에서 한 달을 정하는 방법으로 평삭법(平朔法)이 있다. 1삭망월은 약 29.53일이다. 2개의 삭망월은 약 59일인데, 만약 어느 한 달을 30일로, 그다음 달을 29일로 하는 식으로 번갈아 반복하여 달력을 만들면, 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와 평균적으로 비슷하게 된다. 30일짜리 한 달을 주11이라 하고, 29일짜리 달을 주12이라고 한다. 이렇게 1년 12달을 대월과 소월로 번갈아 배치하여 달력을 만드는 것을 평삭법이라고 한다. 1삭망월의 길이가 세월이 지나도 거의 변하지 않고, 먼 고대부터 대월과 소월을 반복하며 달력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 평삭(平朔)을 본래 경삭(經朔)이라 불렀다.

동아시아에서 평삭법의 한 달의 시작은 밤에 달이 보이지 않는 합삭일(合朔日)을 주13로 삼는다. 그러나 고대 바빌로니아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달의 시작을 해가 진 후 초승달이 처음 보이는 날로 정하였다. 이는 동아시아와 비교해서 23일 늦게 달의 첫날이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주(周) 나라 초기에는 이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주14은 평삭을 매월의 1일로 하여 평균 삭망월을 기준으로 큰 달과 작은 달을 번갈아 배치하였다. 중국에서 평삭법은 당(唐, 618907)나라 이전까지 사용되었다.

평삭법은 초하루가 아닌 전달 그믐에 일식이 발생하곤 하였다. 그래서 동아시아에서 정삭법(定朔法)이 발달하였는데, 이는 달의 실제 운동을 기초로 하여 한 달을 정하는 방법이다. 주15 시대에 이르러 달의 주18 이동과 함께 달이 실제 움직이는 매일의 행도(行度)가 알려지게 되었다. 420년경 주1의 제작자인 유송(劉宋)의 하승천(何承天, 370447)은 달의 실제 운동을 고려하여 정삭을 계산하고 이에 따라 월의 대소를 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 법을 반대하는 세력 때문에 스스로 이 제안을 철회함에 따라 그의 역(曆)에 채용하지는 못하였다. 그 후 6세기 중반에 태양의 부등 주16이 알려지면서 태양과 달의 실제 위치를 고려하여 정삭을 계산하게 되었다. 정삭법은 수(隋, 581619)의 유작(劉焯, 544~610)이 만든 황극력(皇極曆, 주17에 처음으로 채용되었으나 시행되지는 못하였고, 당(唐)의 부인균(傅仁均)이 제작한 주2에 와서야 그 시행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무인력은 정관(貞觀) 19년에 해당하는 645년 9월 이후에 큰 달이 4회, 작은 달이 3회 연속되는 주3 일어나 정삭법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경삭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무인력 다음에 시행된 이순풍(李淳風, 602670)의 주4은 사대삼소(四大三小)가 일어나지 않게 정삭법에 약간의 편법을 사용하였는데, 이 방법을 진삭법(進朔法)이라 한다. 진삭법은 그믐날에 일식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합삭이 오후 6시가 되면 다음 날을 삭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원(元, 12711368)의 주5 와서 폐지되었다.

내용과 사례

조선시대 역법 계산에서 날짜를 구성할 때, 먼저 경삭(經朔)의 일시분(日時分)을 구한다. 직전 해의 동지(冬至)가 있는 달의 경삭을 구하고, 그 이후부터 오는 다음 달들의 경삭을 구하는 것이다. 이를 구하기 위해 1삭망월의 상수를 정의하는데,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중수대명력(重修大明曆)』은 삭책(朔策)이라고 부른다. 『칠정산내편』에서는 삭책의 반이 망책(望策)이고, 망책의 반이 현책(弦策)이다. 『중수대명력』에서는 현책 대신 상책(象策)이라고 한다. 동지가 속한 첫 경삭일을 구하면, 현책이나 상책을 누적하여 더한다. 경삭일부터 이렇게 누적해서 더하여 얻는 상현, 보름[望], 하현을 각각 경현일(經弦日), 경망일(經望日), 경현일이라고 부른다. 즉 달의 평균 운동 상수로 현망(弦望)의 날짜를 구한다. 이제 그 달의 하현인 경현일에 다시 현책 · 상책을 더하면 다음 달의 경삭일이 계산된다. 이렇게 반복해서 매달의 경삭일을 구한다.

참고문헌

단행본

유경로, 이은성, 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26(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4)
이은성, 『역법의 원리분석』 (정음사, 1985)
한영호, 이은희, 강민정 역주, 『칠정산내편』 1 (한국고전번역원, 2020)
藪內淸, 中國の天文曆法. (平凡社, 1969)
James Evans, The History and Practice of Ancient Astronomy.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논문

최고은, 「중수대명력의 분석과 일식계산의 현대적 비교」 (국가연구소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9)
주석
주1

원가력(元嘉曆)은 445년~509년, 65년간 시행되었다.

주2

무인력(戊寅曆)은 619년~664년, 46년간 시행되었다.

주3

이것을 사대삼소(四大三小)라 한다.

주4

인덕력(麟德曆)은 665년~728년, 64년간 시행되었다.

주5

수시력(授時曆)은 1281년~1383년, 88년간 시행되었다.

주6

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7

음력 매달 7~8일경에 나타나는 달의 형태. 둥근 쪽이 아래로 향한다. 우리말샘

주8

음력 매달 22~23일에 나타나는 달의 형태. 활 모양의 현(弦)을 엎어 놓은 것 같은 모양이다. 우리말샘

주9

보름달이 된 때부터 다음 보름달이 될 때까지의 시간. 또는 초승달이 된 때에서 다음 초승달이 될 때까지의 시간. 평균 29일 12시간 44분 2초이다. 우리말샘

주10

달의 위상이 변하는 주기를 기준으로 한 달을 정하고, 계절 변화의 주기에 맞게 2~3년마다 윤달을 두어 1년이 열두 달 또는 열세 달이 되는 역법. 우리나라의 음력, 유대력, 중국력 따위가 있다. 우리말샘

주11

한 달이 양력으로는 31일, 음력으로는 30일까지 있는 달. 우리말샘

주12

양력으로 한 달이 31일이 못 되는 달로 2월, 4월, 6월, 9월, 11월의 다섯 달이고, 음력으로는 한 달이 29일이 되는 달이다. 우리말샘

주13

매달 첫째 날. 우리말샘

주14

중국의 후한 원화(元和) 2년부터 위나라 때까지 150년 동안 실행한 역법. 1년을 365와 4분의 1일로 하고, 19년에 일곱 개의 윤달을 두었는데, 이러한 계산법은 고대 그리스의 칼리포스법에 상당한 역법이었다. 우리말샘

주15

중국에서, 25년에 왕망(王莽)에게 빼앗긴 한(漢) 왕조를 유수(劉秀)가 다시 찾아 부흥시킨 나라. 220년에 위(魏)나라의 조비에게 멸망하였다. 우리말샘

주16

빠르기가 일정하지 않은 운동이나, 운동 방향이 변화하는 운동.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경우의 운동으로 공중에 던진 물체의 운동, 원운동 따위가 있다. 우리말샘

주17

중국 수나라 유작(劉焯)이 만든 역법. 기존의 평삭 대신에 정삭 계산법을 사용하여, 계산을 편리하게 하고 정확도를 높였다. 장주현(張冑玄)의 반대로 정식으로 채용되지는 못하였다. 우리말샘

주18

행성의 둘레를 도는 위성의 궤도에서 행성에 가장 가까운 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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