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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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개념
가족 또는 가까운 일가로 이루어진 공동체. 또는 그 사회적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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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가문은 가족 또는 가까운 일가로 이루어진 공동체, 또는 그 사회적 지위를 의미한다. 집안, 문중(門中)이라고도 한다. 가문은 부모와 자식 관계에 있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구성원을 가리킨다. 가훈, 가풍(家風), 가법(家法) 등의 규범으로 가문 구성원의 행동을 규제하였다. 효자·효녀 같은 구성원들의 모범적 행위를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다. 가문은 구성원들의 직업, 사회적 지위, 생활양식뿐 아니라 성격 형성에도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에 전통 사회에서는 배우자 선택에서 출신 가문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하였다.

목차
정의
가족 또는 가까운 일가로 이루어진 공동체. 또는 그 사회적 지위.
내용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에 의하면, 가족은 혼인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결합된 부부와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 하나의 사회집단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넓은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외면적으로 보아서는 자녀들이 결혼해서 분가하면 새로운 가족을 창설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들가족은 여전히 부계로 이어져 온 부모가족의 우산 밑에 머물러 있게 된다. 또한, 현재의 구성원이 죽은 뒤에 다음 세대의 자손들로 이어진다고 해서 이전의 가족이 소멸되고 새로운 가족이 출현한다기보다는, 가계는 계속되면서 단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구성원만이 대체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우리의 전통사회에서 가족은 부계계승의 원리를 따라 먼 옛날의 시조에서부터 무수히 많은 조상들을 거쳐 현재에까지 이르렀고, 또한 앞으로도 무한히 계속될 초시간적인 연속체로 인식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족이라는 말 대신에 ‘집’이라는 용어가 더 널리 사용되어 왔다. 집은 아주 좁은 의미에서는 가옥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가옥뿐만 아니라 가족원을 모두 포함한 복합적인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때의 가족원이라는 것은 옛 조상에서부터 후손에 이르는 부모와 자식관계의 연속선상에 있는 과거 · 현재의 구성원들 모두를 가리키는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집의 좀더 확대된 개념이 ‘집안’이고, 이것이 아마도 가문과 가장 가까운 개념인 것 같다. 가문은 때로는 한정된 범위의 부계(父系) 친족(親族)집단인 ‘문중(門中)’과 같은 용어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가문의 개념은 단지 부계친족집단 이상의 것으로 가훈(家訓) · 가풍 · 가법(家法) 등 이 집단의 구성원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각종 규범 및 제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즉, 이런 규범들은 가문에 따라 독특하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한 가문을 다른 것과 구분짓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각종 규범들이 잘 운용되고 가족 및 친족생활이 다른 집단의 모범이 되는 것으로 사회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곧 가문의 자랑으로 간주된다. 효자 · 효녀 · 열부 등이 나온다는 것은 ‘가문의 자랑’이요,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곧 ‘가문에 먹칠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음을 보아도 가문은 가족집단 그 자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같은 사회의 울타리 속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가문에 따라 어느 정도로 다른 집단의 것과는 구분될 만한 독특한 생활양식이 있어서, 구성원들의 행위를 통하여 사회적으로 상벌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곧 가문 전체의 사회적인 위치를 가늠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뿐만 아니라 가문의 개념은 대대로 그 집안이 어떤 직업에 종사하였고, 또 어떤 사회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었는지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서, 이런 특성들이 넓게는 구성원들의 생활양식, 좁게는 그 집안의 자녀들의 사회화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리하여 어떤 가문이 독특한 생활양식 및 전통과 함께 다음 세대의 구성원들을 어떤 식으로 길러내고 있는지는 그 가문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개인을 평가함에 있어서 그 개인적인 자격보다는 그의 출신가문을 더욱 중요시하였다. 그것은 곧 개인을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로 보기보다는, 그가 태어나서 성장한 가문의 전통 또는 가풍이 어떤 형의 인간을 만들어냈을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에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되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런 태도가 전형적으로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혼인을 위한 배우자 선택에서 후보자의 출신가문을 따지는 일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전통적인 양반계층이나 상류계층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났고 오늘날에도 아직 뿌리깊이 남아 있지만, 이때의 ‘가문’은 단지 후보자가 소속하고 있는 가족 집단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 가족이 속하고 있는 문중 또는 부계친족집단의 사회적인 명성 · 가풍과 그 가문 사람들의 사회 · 정치적인 성취 등이 모두 그 가문의 수준을 말해 주는 기초가 된다. 이른바 ‘뼈대 있는 가문 출신’이라는 말은 여러 세대에 걸쳐 사회 · 정치 · 경제 · 문예 등 각 분야에서 모범이 될 만한 뚜렷한 업적을 쌓아 왔거나, 다른 집안에 모범이 될 만한 생활양식이 그 가문의 전통, 즉 가풍으로 정립되어 이미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출신가문을 중요시하는 우리의 전통적인 관념은 자녀양육양식 및 자녀들의 사회화과정을 포함한 가정교육이 자녀들의 인격 및 성격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였던 사회문화체계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혼인을 위한 배우자 선택에서 직접적으로 당사자의 인격이나 성품을 문제삼기보다는 ‘그 가문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는 것도 가문의 전통이 개인의 사회화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변수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데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하겠다.

이렇듯 전통사회의 관념으로는 가문의 존재는 개인의 행동에 있어서 중요한 준거기준(準據基準)으로 작용하였다. 즉, 개인은 언제나 그의 행동이 혹시 가문의 명예를 더럽히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지를 염려하고, 가문을 빛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상적인 행동양식으로 간주되어 왔었다.

이경근(李擎根)의 『고암가훈』에서는 마치 부모에 효도하듯이 임금에 충성을 다할 것을 충고하고 있지만, 임금으로부터의 신임에 금이 가거나 상관의 시기를 받을 때에는 서슴지 말고 관직에서 물러나 가문을 지킬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개인의 행동은 언제나 가문의 존재와 관련지어 해석되었다. 또한, 위의 가훈에는 임금에 대한 충성과 가문에 대한 책임 간에 갈등이 발생하였을 때 충성보다는 가문의 명예를 택하는 쪽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경향을 암시하고 있다.

확실히 가문은 우리의 전통적인 부계친족조직의 원리에 기초한 것이기는 하지만, 부계집단 이상의 복합적인 개념이요, 초시간적인 제도체이다. 어떤 특출한 인물이 나왔다고 해서 가문의 명성이 갑자기 올라가는 것도 아니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서 이룩된 생활양식이 얼마나 확고하게 정립되어 전통으로 뿌리내렸는지, 그리고 그 집안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의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지는 바로 이른바 ‘뼈대 있는 가문’의 척도가 된다. 이와 같은 가문의 관념은 오늘날에는 비록 많이 약화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지속되어 우리들의 생활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참고문헌

『고암가훈(顧菴家訓)』
『조선가족제도연구』(김두헌, 을유문화사, 1949)
『한국가족연구』(최재석, 민중서관, 1966)
『한국가족의 사적연구』(이광규, 일지사,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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