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권 6책. 목활자본. 1928년 저자의 후손 형길(亨吉)이 간행하였다. 권두에는 정봉시(鄭鳳時)의 서문이 있고 발문은 없다. 규장각 도서와 고려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은 사(辭) 5편, 부(賦) 12편, 권2∼10은 시 1,414수, 권11은 책 1편, 교 1편, 잠 1편, 명 2편, 송 1편, 표(表) 2편, 잡저 5편, 기 1편, 문 12편, 묘갈명 2편, 권12는 부록으로 연보 2편, 신도비명 1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문이나 교서 등은 궁중문을 대체한 것인데, 「중종대왕애책(中宗大王哀冊)」·「인종대왕시책(仁宗大王諡冊)」은 문장이 뛰어나다.
시는 주로 지제교·원접사(遠接使)·상사(上使) 등으로 있을 때 지었다. 권2는 평상시의 회포를 읊은 시가 모아졌고, 권3·4는 연경(燕京)을 왕복하면서 지나는 곳의 명승고적과 그때그때의 감회를 나타낸 것들이다. 권5·6은 소세양(蘇世讓)의 종사관으로 의주에서 중국 사신을 맞아 연회를 하거나 지나는 곳에서 술회, 화답한 시들이다. 저자 외에 언겸(彦謙)·계소(啓昭)·사수(士遂)라 하여 당시 동행자 3인의 시가 나란히 기록되어 있다.
권7·8은 「대전춘첩(大殿春帖)」·「중궁전춘첩(中宮殿春帖)」 등 주로 궁중에서 읊은 시가 수록되어 있다. 권9·10은 동지상사로 중국을 다녀오면서 의주 여사(旅舍)에서 죽을 때까지 연도의 산수·고적문물·풍토와 심지어 관(冠)·대(帶)·촉(燭)·궤(几)·침(枕) 등에 이르는 견문과 감상을 적은 시들이다.
이런 까닭으로 그의 시를 동사록(東槎錄)·연경록(燕京錄)·관동록(關東錄)·호남록(湖南錄)·서정록(西征錄)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의 시 가운데 「제안록산교(題安祿山橋)」는 중국의 어양(漁陽) 땅을 지나면서, 안록산의 난 때 무너진 다리를 소재로 하여 사람의 양심과 권선징악을 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