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1595년에 누르하치의 사신인 여을고(女乙古) 등이 와서 통교를 요청하여, 조선은 그 답사로 신충일을 누르하치성에 보냈다. 신충일은 그해 12월만포진(滿浦鎭)을 떠나 건주까지 가면서 경유한 산천과 지명, 촌락의 다소, 군비의 유무를 기록한 지도를 작성하고, 성내의 누르하치가의 약도와 외성(外城)에 있는 누르하치의 아우 싸오르하치가(山兒哈赤家)의 약도를 그렸다.
자신이 그곳에 머물면서 견문한 사항을 97개조로 나누어 기록했고, 끝에는 그의 당숙인 신숙(申熟)의 발문이 붙어 있어, 이 책의 저술경위를 밝히고 있다. 그의 건주정찰은 여진족을 방어하기 위해 산성을 수축하는 등, 군사적으로 준비하여야 한다는 각성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건주성을 다녀온 뒤에 복명서 2부를 작성하여, 1부는 왕에게 바치고 1부는 자신이 보관하였다. 전자는 누르하치성에 도착하여 견문한 97개조의 기사만 『선조실록』(선조 29년 정월)과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에 실려 있다.
후자는 후손에게 전해져 현재의 소장자인 이인영(李仁榮)에게 전해졌다. 청조(淸朝) 성립 당시의 주변상황 파악에 도움이 되는 만주관계연구의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