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자신이 편집했던 것을 1643년(인조 21) 그의 아들 장선징(張善澂)이 약간의 시문을 추가하여 다시 편집·간행하였다. 김상헌(金尙憲)·이명한(李明漢)·이식(李植)·박미(朴瀰) 등의 서문과 저자의 자서가 있다.
본집 34권, 만필(漫筆) 2권, 합 36권 16책. 목판본. 규장각 도서·국립중앙도서관·전남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사부(辭賦) 17편, 권2에 표전(表箋) 23편, 교서 10편, 책문(冊文) 3편, 잠명찬(箴銘贊) 1편, 권3에 잡저 76편, 권4에 설 10편, 권5∼7에 서(序) 53편, 권8에 기 19편, 권9에 제문 42편, 권10·11에 묘지명 12편, 권12에 묘갈명 16편, 권13·14에 비명 17편, 권15·16에 행장 7편, 권17∼20에 소차(疏箚) 79편, 권21에 계사(啓辭) 10편, 권22에 주본(奏本) 5편, 권23에 자문(咨文) 18편, 격(檄) 1편, 권24에 정문(呈文) 2편, 첩(帖) 47편, 권25∼34에 시 1,860여수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끝에 만필 2권이 있다.
사부의 「속천문(續天問)」은 중국 전국시대의 굴원(屈原)이 초회왕(楚懷王) 때 벼슬을 하다 참소를 당해 귀양가서 지었다는 『초사(楚辭)』 중의 「천문(天問)」을 모방한 것이다. 내용은 우주 대자연의 오묘한 이치, 문화의 성쇠, 생사화복의 원인, 세상인심의 변화 등 의혹적이고 우수적인 것을 모두 들어 설문한 것인데, 서정성을 내포한 운문체의 작품으로 그의 학문과 문장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
잡저 가운데 「잡술(雜述)」은 심학(心學)의 기본을 설명한 것으로, 마음이 없다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고 설파하였다. 「잡기(雜記)」에서는 “혼돈한 기운은 곧 천지를 생성한다. 혼돈은 음인데, 열고 닫는 것은 양이 된다. 천지란 음양 가운데 형태가 가장 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지는 변멸(變滅)하고 종시(終始)가 있지만, 음양은 변멸도 종시도 없다. 또한, 기(氣)의 본체는 지허(至虛)하여 시작도 마침도 없으며, 한계도 제한도 없다.”고 하여 ‘태허즉기(太虛卽氣)’라는 존재론에 동조하고 있다.
「전례사의(典禮私議)」에서는 역대 왕조를 계승하는 대통과 국례의식(國禮儀式)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설파하였다. 「답인논문(答人論文)」에서는 문장을 구사하는 데 있어서 형식에만 치우치는 것을 배격하고, 형식과 내용을 겸비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사상의 핵심이 조리정연하게 전개된 것이 문장으로서는 가치가 있다고 논평하였다. 「설맹장논변(設孟莊論辨)」은 가정적인 설문을 전개하여 맹자(孟子)와 장자(莊子)가 서로 대담하는 형식을 통하여 자신의 사상을 논변한 글인데, 독자의 흥미를 자아낸다.
설 가운데 「인심도심설(人心道心說)」은 인심과 도심에 대한 개념을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의 해설이 각기 다름을 들어 설명한 것이다. 그는 인욕으로 흐름을 절제하여 바른 곳으로 돌리는 길은 ‘정일(精一)’ 두 글자에 있을 뿐임을 강조하여, 알차게 정일에 노력한다면 여러 말들이 길은 다르다 할지라도 결국 돌아가는 곳은 같게 될 것이라고 논술하였다. 서(序) 가운데 「음부경해서(陰符經解序)」는 그가 20대 초에 썼다는 『음부경해』에 대한 서문인데, 본집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시는 1,860여 수로 방대한 양을 차지한다. 율절(律絶)이 압도적으로 많으나, 고체시는 완순(婉順)하고 우의(寓意)가 있어 도리어 더 읽을 만하다. 전체적으로 시의 문장은 기상이 완전하고 이로(理路)가 분명하다는 평이 전해오듯이, 형식보다도 내실을 존중하여 절실한 주제를 기발한 시상으로 표현한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그의 시는 법도에는 근엄한 편으로, 지나치게 침착하고 설명법과 소묘가 많아서 산문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또한, 두 차례나 문형(文衡)을 잡고 판서의 벼슬을 지냈던 그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우수와 비상(悲傷)이 깃든 서정적인 작품이 많다. 그 이유는 그가 광해군 때의 파란에 따르는 불우한 생활을 했고, 한 차례의 내란과 두 차례의 호란을 겪었으며, 게다가 일생동안 대관을 지낼 때까지도 한사(寒士)와 다름없이 빈곤하게 살았기 때문인 듯하다.
『만필』은 1632년 저자가 와병 중에 기록한 잡기로, 도합 2권 208칙(則)의 단편을 모은 것이다. 경사자집(經史子集)에 걸친 학술상의 사소한 문제들에서 조야의 고사에 관한 견문과, 자신의 학문과 문필에 관한 자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루어진 내용이 극히 광범위하다. 정주학과 육왕학의 평론, 병자호란과 화의에 관한 경위, 담배[南草]에 관한 고사, 『태평광기(太平廣記)』의 「규염객전(虯髥客傳)」에서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대한 고증,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譚)』의 기사에 대한 비판, 조선조의 문장은 중국 명대 말엽의 폐단을 답습해서 고려 때의 문장만 못해졌다는 평론 등 흥미롭고 참고가 되는 기사가 많다.
이밖에 본집에 수록된 「구언응지소(求言應旨疏)」·「호남암행어사복명서계(湖南暗行御史復命書啓)」와 같은 상소와 장계 등은 16∼17세기의 국내 정치적·사회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