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원효(元曉)에 의해 독창적으로 주창·유포되었다. 귀는 ‘경외하며 따라간다.’, ‘방향을 그쪽으로 돌린다.’는 의미이고, 명은 ‘목숨의 근원’을 뜻한다. 이 명은 인간의 감각적·심리적 기능을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원효는 가장 귀중한 목숨을 들어서 삼보에 귀의하는 것이야말로 신심(信心)의 극(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중생의 감각적·심리적 기관은 일심(一心)에서 생겼지만 이들 감관기관이 많은 번뇌를 일으키기에 이르렀으므로, 목숨을 들어서 감관기관들을 거두어 잡아 본래의 원천인 일심으로 되돌아가게 하기 위한 수단이 귀명이라고 보았다. 원효는 돌아가야 할 대상인 일심을 삼보(三寶)라고 정의하였다.
이 일심의 삼보 중 첫째, 불보(佛寶)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가장 훌륭한 일을 하는 마음, 두루 모든 것을 다 아는 지혜로운 마음에 의지하여 아무런 장애가 없는 자유로운 몸을 갖추고 대자비로써 이 세상을 구하는 자라고 보았다.
둘째, 법보(法寶)는 부처의 몸 그 자체인 동시에 그 몸의 여러 가지 속성·미덕·양상 등이라고 보았으며, 그 법의 본성을 바다와 같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원효는 바다가 매우 깊고 넓고 크며, 무궁무진한 보배를 감추고 있고 세상의 모든 영상을 나타내는 것처럼, 일심 속의 그와 같은 작용이 곧 법보라고 보았다.
셋째, 승보(僧寶)는 무량한 공덕을 감추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수행하는 구도자라고 보았다. 특히, 원효는 승을 대승의 보살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공동체라고 해석하였으며, 그들이 일행(一行)을 닦으면 만 가지 좋은 일들이 다 모이게 되고, 그 하나하나의 일이 모두 법계(法界)와 평등해진다고 하였다. 즉, 그들의 행위는 모두가 한결같이 참된 수행〔如實修行〕이며 모든 중생과 하나가 되는 수행〔徧修行〕이라고 하였다.
이 삼보관은 선종(禪宗)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서, 외형적인 형태보다는 마음이 곧 부처요 마음이 곧 삼보라는 사상으로 확대·발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