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은 불교의 이치와 수행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불교경전이자 불교입문교재이다. 한국불교 근본경전 가운데 하나로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강경』·『원각경』·『대승기신론』과 함께 불교 전문 강원에서 가르치는 네 교과목 중 하나로 채택되어 학습되었다. 원명은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이다. 소화엄경이라 불리면서 널리 독송되었던 이 경은 각 권에 수록된 내용들이 모두 한국불교의 신앙과 보살행에 큰 영향을 끼쳤다. 크게 유행했던 만큼 다양한 판본이 전해오고 있으며, 『능엄경』에 대한 고승들의 주석서도 많은 판본이 전해지고 있다.
한국불교 근본경전 중의 하나. 10권. 『금강경』 · 『원각경』 ·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과 함께 불교 전문강원의 사교과(四敎科) 과목으로 채택되어 학습되었다. 원명은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이며, 줄여서 『대불정수능엄경』 · 『수능엄경』이라고도 한다.
인도의 나란타사에서 비장(祕藏)하여 인도 이외의 나라에는 전하지 말라는 왕명에 의해 당나라 이전에는 중국 및 우리 나라에 전래되지 않았다고도 하며, 중국에서 후대에 찬술한 위경(僞經)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소화엄경(小華嚴經)이라 불리면서 널리 독송되었던 이 경은 전 10권의 각 권에 수록된 내용들이 모두 한국불교의 신행(信行)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제1권에서는 칠처징심(七處徵心)을 주제로 하고 있다. 석가모니가 제자 아난과의 문답을 통하여 마음을 어느 곳에서 얻을 수 있는가를 밝힌다. 마음은 몸안[在內], 몸밖[在外], 감각기관[潛根], 어둠으로 감춰진 곳[藏暗], 생각이 미치는 곳[隨合], 감각기관과 대상의 중간지점[中間], 집착하지 않는 곳[無着], 그 어느 곳에도 있는 것이 아님을 밝혔다. 제2권에서는 깨달음의 본성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한다. 물질과 나, 몸과 마음, 본질과 작용 등은 둘이 아니며, 오음(五陰:色 · 愛 · 想 · 行 · 識)은 모두가 허망하여 자연도 인연도 아님을 설한다.
제3권에서는 세간(世間)의 만법(萬法)이 모두 여래장묘진여성(如來藏妙眞如性)이라 하여 마음의 영원불멸성을 깨우치고 있다. 제4권에서는 여래장(如來藏)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중생들이 미혹하게 된 원인과 업(業)을 짓게 되는 근원, 수행할 때의 마음가짐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3 · 4권의 내용은 여래장사상 발달사에 있어서도 매우 요긴한 해설이 되고 있다. 제5권에서는 수행할 때 풀어야 할 업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있다. 풀어야 할 근원적인 업의 매듭은 육근(六根) · 육경(六境) · 육식(六識) 등이며, 이를 풀어서 깨달음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인연을 법회에 참석한 제자들이 체험담으로 진술하였다.
제6권에서는 관세음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갖가지 몸으로 화현함을 밝히고, 이 사바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 관음수행문(觀音修行門)임을 설하였다. 이는 『법화경』과 함께 우리 나라 관음신앙의 유포에 크게 영향을 준 부분이기도 하다. 제7권에서는 해탈의 문에 들어가는 주문인 능엄다라니를 설하고 그 공덕을 밝히고 있다.
제8권에서는 보살의 수행하는 단계로 57위(位)를 설한 뒤 경의 이름을 밝히고, 지옥 · 아귀 · 축생 · 인간 · 신선 · 천인 · 아수라라는 일곱 갈래의 중생이 생겨난 원인과 그 각각의 생존양상을 설명하였다. 여기서 『화엄경』의 53위와는 달리 사가행(四加行)을 넣어 57위로 한 점이나 중생의 갈래에 신선을 포함시킨 점 등은 이 경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점이다. 제9권에서는 말세중생이 수행하는 도중에 나타나는 50가지 마(魔)에 관해서 그 원인과 종류를 밝혔으며, 제10권에서는 오음의 근본을 설하여 경의 본론을 끝낸 뒤 이 경의 공덕과 유통에 관하여 부언하였다.
이 경에 관한 우리 나라 고승의 주석서로는 고려시대 보환(普幻)의 『능엄경신과(楞嚴經新科)』 2권과 『수능엄경환해산보기(首楞嚴經環解刪補記)』 2권, 조선시대 유일(有一)의 『능엄경사기(楞嚴經私記)』 1권과 의첨(義沾)의 『능엄경사기』 1권 등이 현존하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간경도감에서 편찬한 언해본을 비롯하여 10개의 판본이 전래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일부 선종(禪宗) 사찰에서는 이 경의 제7권에 수록된 수능엄다라니를 외우는 것을 매일의 일과로 삼고 있다.
전해 내려오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1235년(고종 22)에 이승광(李勝光) 등이 간행한 것으로, 해인사에 목판이 전하고 있다. 또 1372년(공민왕 21)에 안성 청룡사(靑龍寺)에서 간행한 판본과 1443년(세종 25)에 성달생(成達生)이 발문을 쓴 전라도 화암사(花巖寺)판, 1457년(세조 3)에 원나라 유측(惟則)의 능엄경 회해본(會解本)을 을해자(乙亥字)로 간행한 것, 1462년에 간경도감에서 세조의 명으로 번역, 간행한 언해본 등이 있다.
그 외에도 1488년(성종 19)의 충청도 무량사판(無量寺版), 1489년의 황해도 자비령사판(慈悲嶺寺版), 1547년(명종 2) 황해도 석두사판(石頭寺版), 1559년(명종 14)의 황해도 성숙사판(星宿寺版), 1609년의 순천 송광사(松廣寺)판, 1672년(현종 13)의 울산 운흥사판(雲興寺版), 1682(숙종 8)의 묘향산 보현사(普賢寺)판, 1692년의 전라도 용흥사(龍興寺)판 등이 있다.
현존 경판으로는 해인사판 외에 1609년(광해군 1)에 송광사에서 판각된 것과 1635년(인조 13)에 태인용장사(龍藏寺)에서 판각된 것이 남아 있다. 그리고 백용성(白龍城)이 번역한 것을 1922년에 경성(京城) 삼장역회에서 연활자로 간행한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