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692년(숙종 18)에 명원(明遠), 허헌(虛軒) 등 4명의 화원 비구(畵員比丘)가 제작했다. 원형 두광(頭光: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에 거신광배(擧身光背)를 지닌 본존불은 좌향한 연꽃가지를 들고 있는 독존 형식의 보관불이다.
머리에 7면의 얼굴들 좌우로 봉황이 장식된 보관(寶冠)을 쓴 보관불의 둥근 얼굴에는 긴 눈과 작은 입이 묘사되었다. 그리고 좁은 어깨의 신체는 세장(細長)한 편으로 안정감이 있다. 거신광배 안에는 꽃무늬마다 범자(梵字)를 새긴 장식적인 광배(光背: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로 화려하다. 광배의 바깥, 좌우로 열 구씩 등장한 총 이십 구의 화불(化佛)은 충청남도 무량사 미륵불괘불탱(1627년 작) 및 개심사 영산회괘불탱(1772년 작)과 연결된다.
보관불의 가슴을 가린 내의(內衣) 위로는 띠가 왼쪽 어깨를 지나 오른쪽 겨드랑이로 비스듬히 지나간다. 이 띠는 가슴 아래에서 묶어져 흘러내렸다. 어깨를 덮는 천의(天衣: 천인(天人)이나 선녀의 옷) 자락은 복부(腹部)에서 두 번 유(U)자형을 이루며 팔 위로 늘어지고, 허리띠는 매듭지어져 무릎 사이로 흘러내렸다.
보관과 목걸이, 치마인 상의(裳衣)는 영락(瓔珞: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과 꽃무늬, 다양한 수식(垂飾: 드리개) 등으로 매우 화려하다. 주조색인 적색과 녹색을 중심으로 하늘색, 황색, 흰색, 분홍색, 금채(金彩)가 돋보이며 이들은 화사한 문양과 함께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나타낸다.
7면의 얼굴이 새겨진 보관, 수인(手印), 연꽃모양의 지물(持物), 착의법(着衣法), 광배, 무수한 화불의 배치 등은 무량사 미륵불괘불탱(1627년)과 비슷하다. 이와같이 연화수 지물을 든 단독 형식의 보관불은 율곡사(1684년), 적천사(1695년), 수도사(1704년), 청량사(1725년), 법주사(1766년), 통도사(두점: 1767년, 1792년), 쌍계사 괘불탱(1799년) 등 18세기에 다수 제작되었다. 이는 주로 충청도 지방을 중심으로 17세기에 유행한 군도 형식의 보관불에서 발전된 것으로, 이들의 존명(尊名)은 미륵불, 보신 노사나불, 화신 석가불 등 다양하다.
화기(畵記)에 바탕(波湯), 복장(腹藏), 초지(草紙), 후배지(後排紙), 주홍(朱紅), 하엽(荷葉), 오색사(五色絲), 아교(阿膠), 말장(末醬), 원경(圓鏡) 등 괘불탱 제작에 필요한 물품을 시주한 명단이 자세하게 명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