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772년(영조 48)에 유성(有誠), 유위(宥偉), 성청(性聽), 보은(報恩), 상흠(尙欽) 등 11명의 화사(畵師)가 그렸다. 화기에 ‘대영산괘불탱(大靈山掛佛幀)’의 명칭이 있는 이 불화는 왕과 왕비, 세자의 만수무강을 위해 제작된 그림이다. 거대한 본존불 입상의 두광(頭光: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 좌우에 비로자나불좌상과 노사나불좌상이 조그맣게 묘사된 것으로 미루어 비로자나불의 화신(化身)인 석가불로 추정된다.
독존불처럼 강조된 석가불은 오른손은 내리고 왼손은 가슴에 두었다. 석가불의 둥근 얼굴과 당당한 어깨, 길고 굵은 팔과 짧은 하체 등은 둔중해 보인다. 오른쪽 어깨가 드러난 우견 편단(右肩偏袒)의 법의(法衣: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에는 문양이 화려하며 무릎 부근에는 영락(瓔珞: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으로 치장하였다. 신광(身光: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발하는 빛)에는 모란 덩굴 무늬가 채워져 있다.
지권인(智拳印: 왼손 집게손가락을 뻗치어 세우고 오른손으로 그 첫째 마디를 쥔 손 모양)의 손 모양을 한 비로자나불과 두 손을 어깨 높이로 올려 설법인(說法印)을 취한 노사나불은 구름 위의 연화좌에 앉아 있다. 두광의 외연(外緣: 가장자리)을 장식한 7구의 화불(化佛)은 두 어깨를 덮은 통견(通肩: 어깨에 걸침)의 법의를 입고 역시 구름 위의 연화좌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한 자세이다. 손 모양과 지물(持物)이 다양하다.
신광의 외연에 8구의 화불 역시 두광 외연의 화불과 같은 자세와 유사한 손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신광의 맨 밑에는 입상의 2보살이 합장한 자세로 보관(寶冠)을 쓰고 천의(天衣: 천인(天人)이나 선녀의 옷)를 걸치고 있다. 탐스러운 연꽃을 딛고 선 석가불을 제외한 나머지 권속은 모두 구름 위에 앉거나 선 자세로, 화불처럼 묘사되었다.
구름으로 인해 빈 공간이 없는 이 불화의 상단부의 양쪽 수식 띠는 그 가운데 큼직한 다라니 주머니를 그리거나 실제로 수를 놓은 화려한 다라니 주머니를 걸어 놓는 용도의 장식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홍색과 녹색의 보색 대비 및 화불과 모란, 연꽃 문양의 장식적인 요소들이 조화된 화려함을 보여 주는 당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