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첩은 순흥안씨 사재(思齋) 안처순(安處順)이 동료에게서 받은 서간을 모은 것인데, 대부분 기묘사화에 관련된 인물이다.
수첩은 1517년부터 1531년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모두 12명의 서간 37통을 비롯하여 한준겸(韓浚謙)의 지문(識文) 및 조성교(趙性敎)의 발문이 70면에 실려있다. 장옥(張玉), 조광조(趙光祖), 성수완(成守琓), 남주(南趎)는 1통씩, 정응(鄭譍), 한충(韓忠), 유용근(柳庸謹)은 2통씩, 이정경(李廷慶)은 3통, 박상(朴祥), 김구(金絿)는 4통씩, 김정(金淨)은 5통, 최산두(崔山斗)는 11통이다.
수첩 앞쪽에는 한준겸(韓浚謙)의 지문(識文)이 있고 뒤쪽에는 조광조의 11대손 조성교(趙性敎)가 쓴 1875년의 발문이 있다. 조성교의 발문에 의하면, 자신이 도순찰사(都巡察使)로 이곳에 부임하여 이 서첩을 열람하고 전라감영에서 수리했다는 등의 경위가 적혀있다.
이 서간첩은 기묘사화와 관련된 당대 명현들의 필적이 모여있어 사화(士禍)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며, 구례 현감으로 부임하는 안처순에게 친우들이 지어준 송별시를 모은 「기묘제현수필」과 함께 중종연간의 정치사 및 서예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