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준은 해방 이후 「한국고대사회 연구」, 「한국문화사론」, 「한국문화전통론」 등을 저술한 역사학자이다. 1923년에 태어나 1989년에 사망했다. 1948년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1952년 역사학회 창립에 동참하였다. 일본이 주장한 식민사학의 잔재를 청산하고, 문헌 고증학의 방법론적 한계를 극복해 자주적이고 과학적인 새로운 학풍을 수립하고자 노력하였다. 한국학 발전과 문화재(현, 국가유산) 보호에도 노력을 기울여 한국사연구회와 국사편찬위원회, 문화재위원회(현, 문화유산위원회)의 위원을 역임하였다. 저서와 논문을 엮어서 『일계전집(一溪全集)』(4책)으로 간행하였다.
본관은 당악(唐岳). 본명은 철준(哲埈). 호는 담화산인(曇華山人) · 일계(一溪). 평안남도 평원 출생. 목사 병룡(炳瓏)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이용덕(李龍德)이다.
그는 일제 식민사학의 잔재를 청산하고, 문헌 고증학이 지닌 역사의식의 빈곤과 방법론적 한계를 극복해 자주적이고 과학적인 새로운 학풍을 수립하고자 진력하였다. 또한 한국사학은 고고학 · 인류학 · 불교학 등 인접 분야의 학문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고대사 연구에서 시작해 사학사와 불교 사상사의 흐름을 체계화하려는 데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총체적 역량의 표현인 문화를 통해 역사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문화사관을 강조하면서, 과거 우리 민족의 문화 의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오늘날의 문화적 반성과 개혁 방향의 기준을 설정하고자 노력하였다.
1930년 순안 의명학교(義明學校) 보통과에 입학해 고등과를 거쳐, 1941년일본 교토 도지중학(東寺中學) 4학년에 편입, 1943년에 졸업하였다. 1944년 평안남도 평원군의 동송국민학교(東松國民學校) 교사로 취임해 근무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
1946년 단신으로 서울에 와서 서울대학교 사학과에 진학해 1948년 8월 졸업한 뒤, 사학과의 국사연구실 조교가 되었다. 1952년 피난지인 부산에서 역사학회 창립에 동참해 발기 위원회 위원과 간사로 활약하였다.
같은 해 국립박물관의 학예관을 거쳐, 1953년 단국대학교 사학과 조교수로 취임했으며, 1959년 연세대학교 사학과 조교수로 자리를 옮겨 1963년까지 재직하였다. 그 사이인 1960년 8월부터 1년간 미국 하버드-옌칭연구소(哈佛-燕京學社, Harvard-Yenching Institute)에서 인류학을 연구하였다.
1945년 이후 우리 국사학계에서는 일제 식민사학의 문헌 고증학적 인식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그러한 인식이 남겨 놓은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그의 인류학 연구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1963년 11월 서울대학교 사학과 전임강사로 자리를 옮겨, 사학과 및 국사학과에서 조교수 · 부교수 · 교수를 거쳐 1988년 8월 정년 퇴임하기까지 25년간 봉직하면서 한국사 연구와 제자 양성에 노력하였다.
1975년 「한국고대사회연구」로 서울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1년 3월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소장을 거쳐 1984년 8월 인문대학장에 취임해 1987년 7월까지 3년간 재임하였다.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진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한국학 발전과 문화재(현, 국가유산) 보호에도 노력을 기울여 1967년 12월 한국사연구회 창립에 참여해 창립 위원회 위원과 학회 간사, 1972년 12월 대표 간사를 역임하였다. 또 1970년 6월부터 1988년 7월까지 18년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을 역임하였다.
1973년 1월 문화재위원회(현,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을 거쳐 1986년 8월부터 2년간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1981년 8월 학술원 회원에 피선되었다. 1978년 6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창립에 관여해 파견 근무, 연구제1부장 및 연구부장을 역임했으며, 1988년 9월 원장으로 취임해 재직하다가 과로로 1989년 1월 17일 순직하였다.
1976년 1월 박사 학위 논문인 「한국고대사회 연구」로 제16회 한국출판문화상(저작 부문)을 수상했고, 1977년 3월 제6회 외솔문화상을 수상하였다. 한편, 국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82년 10월 은관문화훈장, 1983년 9월 학술원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한국고대사회 연구』(1975) · 『한국고대국가발달사』(1975) · 『한국문화사론』(1975) · 『한국문화전통론』(1983) 등의 연구서와 『국사개론』(1951) · 『The History of Korea(Sohn & Kim & Hong)』(1970) 등의 개설서가 있으며, 「고구려 · 신라의 관계조직의 성립과정」(1956) · 「삼국시대의 예속과 유교사상」(1971) 등 50여 편의 논문을 남겼다.
저서와 논문은 그가 죽은 뒤 1990년에 제자들이 『일계전집(一溪全集)』(4책)으로 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