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전라도의 주군(主郡) 중 한 곳인 남원부(南原府,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관내의 역과 승평군(昇平郡, 전라남도 순천시) 방면으로 향하는 역을 관할하는 역로망이다.
『고려사』 권82 병지2 참역(站驛)에, “남원도(南原道)는 12개의 역을 관할하는데, 은령(銀嶺) · 창활(昌活) · 통도(通道)[남원], 오원(烏原)[임실(任實,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찬수(鑽燧)[구례(求禮, 전라남도 구례군)], 오수(獒樹)[거녕(居寧,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인월(印月)[운봉(雲峯,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갈담(葛覃)[구고(九皐,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대부(大富)[옥과(玉果, 전라남도 곡성군)], 지신(知新)[곡성(谷城, 전라남도 곡성군)], 고양(高陽) · 낙수(樂水)[부유(富有, 전라남도 순천시)]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남원부를 중심으로 편성된 남원도는 관할 역의 수(數)나 영역 면에서 다른 역도에 비해 소규모인 점이 특징이다. 많게는 40개 이상의 역을 관할하는 역도가 있거나, 10개 남짓의 역을 관할하는 소규모의 역도가 대개 개경(開京) 인근의 주요 교통로 구간에 분포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마도 인접한 전공주도(全公州道, 21개 역 관할) · 산남도(山南道, 28개 역 관할) · 승라주도(昇羅州道, 30개 역 관할)와 같은 대규모 역도 상호간의 연결을 원활히 하기 위한 내륙 산간지대의 접속 도로로서의 성격을 지녔을 것이다.
즉, 남원부 관내의 오수역-오원역-갈담역으로 이어지는 역로는 북쪽의 전공주도와 접속하고, 관내의 또 다른 역인 찬수역과 인월역은 동남 방향의 산남도 역로와 만나게 된다. 특히 남원부 동쪽의 인월역에서 팔량현(八良峴)을 넘어 산남도의 사근역(이안현, 경상남도 함양군)으로 이어지는 산지 교통로는 전라북도 장수군(전북특별자치도 장수군)을 통과하는 육십령로(六十嶺路)와 함께 경상도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었다. 이렇게 본다면 남원도는 남원 관내의 고을을 아우르는 역할 뿐 아니라 전주 · 진주의 계수관(界首官)급 고을간을 이어주는 기능도 병행하였다.
나머지 남원의 동남쪽에 위치한 4개 역(대부 · 지신 · 고양 · 낙수역)은 행정구역상 나주목(羅州牧)을 계수관으로 삼는 만큼 승나주도의 역로에 연결된다. 또한 내륙 깊숙한 곳에 분포한 남원도도 내륙 수로의 활용과 연근해 항해활동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남원도가 섬진강의 좌우에 분포하였기 때문에 역도망 구성에 섬진강변의 나루시설도 주요한 교통기능을 담당하였다. 창활역에서 지신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섬진강 상류의 순자진(鶉子津)을 건너야 했고, 또한 남원의 창활역에서 섬진강을 따라 남진(南進)하여 찬수역을 경유하여 산남도의 평사역(平沙驛, 악양현)으로 연결되었다. 이때에 찬수역 아래에 위치한 잔수진(潺水津)을 통해 섬진강을 건너 승평군 방면으로 이르렀기 때문에 이곳은 요해처로 여겨졌다.
그리고 산간 내륙지역인 남원 일대의 세곡과 공물(貢物)을 개경으로의 연해 항운활동을 펼치기 위해 해운 물류 거점인 인근의 조창(漕倉)으로 운반할 때에도 남원도의 역로가 활용되었다. 앞서 언급한 남원도의 갈담역에서 오늘날의 구절재[九折峙, 230m]를 넘어 전공주도의 신보역(新保驛)-거산역(居山驛, 대산군)을 경유하여 고원역(菰原驛, 고부군)으로 이어지는 역로를 통해 부안의 안흥창(安興倉)에 도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시대 남원도는 내륙 산간지역 역로망의 분포 양상뿐만 아니라, 섬진강을 비롯한 수운활동(해운 포함)에 역로가 어떻게 결합하고 활용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역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