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동계(東界)의 주요 주군(主郡)인 명주(溟州, 강원도 강릉시) 관내의 역과 동해안을 따라 위쪽의 양주(襄州, 강원도 양양군) 방면과 아래쪽의 울진현 방면 그리고 대관령(大關嶺)을 넘어 춘주(春州, 강원도 춘천시) 관내 횡천현(橫川縣, 강원도 횡성군)의 역 등을 관할하는 역로망이다.
『고려사』 권82 병지2 참역(站驛)에, “명주도(溟州道)는 28개의 역을 관할하는데, 대창(大昌)·횡계(橫溪)·진부(珍富)·대화(大化)·방림(芳林)·운교(雲橋)[명주], 안창(安昌)·조원(鳥原)[횡천], 목계(木界)·안인(安仁)·구산(丘山)·고탄(高坦)[명주], 낙풍(樂豐)[우계(羽溪, 강원도 강릉시)], 동덕(同德)[연곡(連谷, 강원도 강릉시)], 여량(餘粮)[정선(旌善, 강원도 정선군)], 평릉(平陵)·사직(史直)·교가(橋柯)·용화(龍化)·옥원(沃原)[삼척(三陟, 강원도 삼척시)], 수산(壽山)·덕신(德新)·흥부(興府)·조소(祖召)[울진(蔚珍, 경상북도 울진군)], 상운(祥雲)·익령(翼令)·강선(降仙)[양주], 인구(驎駒)[동산(洞山, 강원도 양양군)]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명주도의 역도 명칭은 동계 내의 주군인 명주의 읍명(邑名)에서 유래하였다. 그런 만큼 명주에 있던 10개 역과 속현(屬縣)인 우계현·연곡현·정선현에 1개씩의 역이 소재하여 명주 관내에는 총 13개의 역이 분포하였다. 이들 역을 제외한 역의 분포 방향은 동해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삭방도(朔方道)로, 남쪽으로는 경주도(慶州道)로 향하였다.
명주도의 동해 연안로는 북쪽 삭방도의 관할구역인 간성현(杆城縣)에서 명주도 관할의 양주-동산현-명주-우계현을 거쳐 5개의 역이 소재하는 삼척현과 4개 역이 소재하는 울진현을 지나 경상도 예주(禮州, 경상북도 영덕군)의 평해군(平海郡,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경주도와 만났다.
이렇게 동해안을 따라 형성된 남북 방향의 명주도와 함께 태백산맥을 넘어 내륙지역으로 연결되는 산지 교통로도 확인된다. 우선 가장 북쪽의 양주(襄州, 翼嶺縣)에 있는 익령역에서 태백산맥의 익령(翼嶺)을 넘어 춘주 관내로 들어가 춘주도(春州道)의 마노역(瑪瑙驛, 인제현)으로 이르는 고갯길이 확인된다. 그리고 전통적인 거점고을로 10개의 역이 소재한 명주에서 구산역을 거쳐 대관령(866m)을 넘어 평창, 횡천·원주 방면으로 횡계역-진부역-대화역-방림역-운교역 등 명주의 6개 역을 통해 안창역·조원역으로 연결되었다.
횡천현에서는 춘주도와 만나고, 원주를 통해서는 평구도(平丘道)와도 연결되었다. 명주도의 하단부 관할지역인 삼척현에 5개 역, 울진현에 4개 역이 각각 분포하지만 이들 역 대부분은 동해 연안에 위치한다. 이 중 울진현의 조소역이 울진에서 봉화로 넘어가는 십이령(十二嶺)재의 산간지역에서 확인되는 것을 보면, 울진에서 수산역-조소역-십이령재를 넘어 봉화현(奉化縣)의 도심역(道深驛)과 만나 평구도의 경로와 연결되었을 것이다.
고려시대 동계 내에 분포한 명주도는 동해안 지역의 해상 방위를 위한 군사 도로의 성격이 짙다. 이러한 명주도는 동해안을 따라 형성된 남북 방향의 주요 경로와 함께 태백산맥의 익령, 대관령, 십이령재를 넘는 동서 방향의 산지 교통로도 분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