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6년(성종 7년) 작. 흙벽에 채색. 원래는 극락전(極樂殿)의 서측 벽면에 봉안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떼어 내서 새로 세운 보호각 안에 보호하고 있다.
이 벽화는 염불을 잘 행한 사람은 죽을 때나 수행이 성숙해지면 아미타불이 마중 와서 서방극락으로 맞이해 간다는 내용을 도상화(圖像化)한 아미타내영도이다. 아미타불과 8보살·8비구가 늘어선 독특한 배치 구도를 보이고 있다.
옆으로 긴 화면의 아래위에 묘사된 구름을 배경으로 아미타불과 관음보살(觀音菩薩)·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등 삼존불이 부각되어 있다. 그 옆에는 좌우에 각각 3보살과 그 위로 비구들이 그려져 있다.
본존인 아미타불은 오른쪽으로 몸을 향하여 나아가려는 자세로, 오른손은 앞으로 내밀어 뻗고 왼손은 들어서 엄지와 장지를 맞대고 있다. 마치 극락왕생자를 맞이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머리 모양은 둥근 육계(肉髻)에 중앙 계주(中央髻珠)만 표현되었다.
사각형의 얼굴에 눈초리가 올라간 긴 눈, 구불구불한 옷자락의 표현 등은 고려 후기, 특히 14세기 불화의 특징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군의(裙衣)를 묶은 띠 매듭이 법의 자락 앞에 대칭으로 늘어진 점은 조선 초기에 나타난 특징으로 보인다.
보관(寶冠)에 화불(化佛)과 보병(寶甁)을 뚜렷이 나타낸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각각 정병(淨甁)과 경함(經函)을 들고 있다. 치레 장식이 억제된 관음보살과는 달리 대세지보살은 무릎 부근을 구슬로 장식하는 등 화려한 모습이다. 드러나 있는 가슴 부근을 특징적인 띠로 둘러 가리고 있다.
이 밖의 보살들은 각기 특징적인 지물(持物)을 지니고 있다. 특히 지장보살(地藏菩薩)은 고려시대 크게 유행하던 두건(頭巾)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극락전 아미타삼존벽화의 지장보살과 비슷하게 묘사되었다. 보살들 위로 상체만 그려져 있는 8비구는 다양한 얼굴표정과 자세 등으로 이 그림에 활기를 주고 있다.
이 그림은 고려시대 경변상도(經變相圖)의 필선과 닮은 활달하고 구불구불한 필선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과감할 정도로 밝고 엷은 적색과 녹색 등 고려 불화의 양식이 짙게 나타나 있다.
반면에 화면에 나한(羅漢)이 등장하는 등 세부 묘사에서 조선 초기의 새로운 양식이 함께 표현되어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예가 드문 조선 초기 불화 가운데 하나로, 작가의 뛰어난 기량이 유감 없이 발휘된 걸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