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반양장. 304면. 저자의 첫 평론집으로, 1938년 인문사(人文社)에서 간행하였다. 이원조(李源朝)와 지은이의 서문, 그리고 목차와 본문의 순서로 짜여 있다.
본문은 「현대주지주의 문학이론 現代主知主義文學理論」·「비평과 과학」·「비평의 형태와 기능」·「지성옹호」·「작가와 모랄」 등 19편의 논문과, 「언어의 유통성과 진실성」·「지식인의 노스탈지」·「전통과 도그마」·「불행한 비평가」 등 20편의 단평을 수록하고 있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비평은 무엇보다도 지성의 영위’라는 근본적 태도를 밝히고 있다. 「현대주지주의 문학이론」·「비평과 과학」 등에서는 흄(Hulme,T.E.)의 반낭만주의적·신고전주의적 문학론과 엘리어트(Eliot,T.S.)의 전통의식, 리드(Read,H.) 및 리처즈(Richards,I.A.) 이론들을 요약하여 소개하면서, 현대문학의 과도기적 혼돈성을 극복하기 위한 주지주의 문학의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현대적 지성에 관하야」·「지성옹호」 등의 글에서는 현대 정신으로서 지성의 확립과 모랄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당시에 유행하던 행동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문학발견시대」에서는 비평의 기능과 구실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작가와 독자의 중개인으로서 비평가의 구실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비평의 형태와 기능」·「취미론」·「쎈티멘탈론」 등에서는 비평의 세 가지 형태와 기능을 들고, 감성과 이론의 조화와 절충을 함께 하는 비평, 그리고 현대비평의 주지적 경향과 사회적 경향을 비교하고 있으며, 풍자문학의 성격,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한계도 지적하고 있다.
창작의 방법과 태도에 대해서는 「문학발견시대」·「빈곤과 문학」·「작가와 모랄」 등에서 “작가는 이미 탕진하여 고갈된 개성을 억지로 과장하여 표현하려 애쓰지 말고, 사회로 뛰어나가서 민중의 감정과 의욕과 예지를 발견하여야 한다.”는 점과 당시의 작가들이 실재성과 비속성을 혼동하여 재료의 빈곤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 오히려 창작 정신의 빈곤을 낳았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그는 이어 문학의 기능은 작가의 의도에 의존된다고 언급하였고, 거기에는 휴머니즘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나아가 작가는 독자에 대한 봉사와 계발 및 지도에 대한 필요를 자각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는 작가의 철저한 작업 의식에서 비롯되어야 하며, 장인적 근성(匠人的根性)을 문학 정신이 기댈 도덕률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관심들은 실제 비평으로 이어져, 「현대시의 생리와 성격」에서는 김기림(金起林)의 장시(長詩) 「기상도 氣象圖」의 주제와 기교를 분석, 비판하고,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풍자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리고 「‘날개’와 ‘천변풍경(川邊風景)’에 관(關)하야」에서는 「천변풍경」이 세태풍정을 묘사함으로써 리얼리즘의 확대를 이룩하였으며, 「날개」는 고도로 지식화된 소피스트의 주관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리얼리즘의 심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였다.
작가에게는 외부 세계이거나 내부 세계이거나 그것을 진실하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성실성이 가장 중요하며, 그렇게 볼 때 「천변풍경」은 작품의 전체적 구성을 끌고가는 사회적 의식이 결여되어 있으며, 「날개」는 삽화를 인위적으로 연결하는 데 그침으로써 모럴을 가지지 못하였다고 비판도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채만식(蔡萬植)의 「명일 明日」과 김유정(金裕貞)의 「따라지」를 각각 교훈과 풍자로 보고 있다. 또한 이태준(李泰俊)은 비속함을 실재성으로 예술화시킨 희소한 조선의 작가로 평가하는 글들과, 모윤숙(毛允淑)·임학수(林學洙)·이용악(李庸岳)의 시에 대한 비평의 글도 찾아볼 수 있다.
이 평론집은 저자가 도입한 외국의 주지주의 문학론을 바탕으로 카프문학이 표방하는 이념주의를 극복하는 활력소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창작의 방향과 태도를 비판적 안목에서 구한 점도 보인다. 또한 비평은 지성과 모럴로서 가치관을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함으로써 비평의 현대화를 꾀한 점, 비평 이론을 실제 작품에도 적용시킨 점 등으로, 1930년대 한국 비평의 한 흐름을 대표하는 업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