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구멍을 막는 안공법(按孔法) 가운데 운지법(運指法)의 일종으로, 반규법(半竅法)이라 한다.
음절이 느리고 완만한 음악을 연주하는 아악기(雅樂器) 중 관(管)·약(籥)·적(笛)·훈(塤)·지(篪)와 같은 관악기는 3∼5개 정도의 적은 구멍(指孔)으로 12율(律) 및 12율4청성(十二律四淸聲)을 내야 하기 때문에 구멍을 반만 막거나 떼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구멍을 반만 막는 것을 반규법, 3분의 1 가량 막는 것을 약반규(弱半竅), 3분의 2 가량 막는 것을 강반규(强半竅)라고 한다. 짚는 모양에 따라 약간씩 달라서 상하 또는 좌우로 막는다.
관악기들 가운데 비교적 빠르고 장식음이 많은 음악을 연주하는 대금(大笒)이나 단소(短簫)는 악기의 체제나 구조상 남려음(南呂音)을 낼 때 반규법을 사용하여야 하나, 지법(指法)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역취(力吹)·평취(平吹)·저취(低吹)의 방법으로 음의 높낮이를 조절함으로써 어려운 반규의 운지법을 피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