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 ()
내용 요약
배급은 물품을 일정한 비례에 따라 여러 몫으로 나누어 주는 행위나 제도이다. 배급의 주체는 개인이나 단체이지만 제도로서의 배급은 주로 국가기구의 계획에 의해 물품이 수요자에게 조달된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오늘날의 배급제와 유사한 것은 찾기 어렵다. 일제강점기에는 전시 통제정책의 하나로 실시되었다. 미군정기에는 절대 부족 상태에 있는 식량과 일부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한 긴급 구호대책으로 실시되었다. 현재도 사회복지적인 차원에서 구호대상자에게 특정 물품을 무상 배급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임시적으로 실시하는 구호시책이다.
정의
물품을 일정한 비례에 따라 여러 몫으로 나누어 주는 행위나 제도.
내용
배급의 주체는 개인이나 단체이지만 제도로서의 배급은 주로 국가기구의 계획에 의해 물품이 수요자에게 조달되는 것을 말하며 기본적으로는 계획경제제도에서만 존재하는 통제경제제도의 하나이다. 계획경제는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의 계획경제와 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의 계획경제로 나누어지며, 이 두 가지 계획경제에서 배급제도는 그 성격을 근본적으로 달리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의 경제운영은 생산과 소비를 비롯한 전체 경제행위가 중앙의 총괄적이고 전체적인 계획에 따라 통제되어 운영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제체제에서는 생산에 필요한 생산품은 중앙의 계획에 따라 배분된다. 그러므로 이 같은 제도에서의 배급제도는 원천적이고 필수적인 기본적 제도가 된다. 한편, 전체경제가 시장가격기구를 통하여 운용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의 계획경제는 그 성격에 따라 자유적 자본주의 계획경제와 강제적 자본주의 계획경제로 구분된다.
자유적 자본주의 계획경제란 자본주의경제체제의 기본적인 결함인 분배의 불공정의 시정을 중심으로 하는, 국민의 공동이익의 증진을 목적으로 실시된다. 또한 그 목적달성을 위하여 경제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을 배제하고 경제활동의 제반 여건에 대하여 간접적으로 정책적인 통제를 실시하는 방법의 계획경제이다.
한편 강제적 자본주의 계획경제란 그 계획의 주요 목적이 특수한 국가이익의 증대에 있다. 그 목적의 달성을 위해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절대적인 협력을 강요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의 경제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강제적 통제방식에 의해 이루어진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의 배급제도는 이와 같은 강제적 계획경제의 실시를 위한 수단으로서 실시된다. 배급제도는 국가의 특수목적,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전시에 전쟁력의 강화를 위해,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성장의 촉진을 위해, 또는 복지향상을 위한 분배의 공정화의 달성을 위한 시책으로서도 실시된다.
배급제도는 일반적으로 전시에 있어 전쟁물자의 생산확충에 필요한 자재와 물자의 확보를 위해, 또는 생산 및 공급이 부족한 민수물자와 생필품 등의 수요수량과 공급수량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통제수단으로 실시된다. 구체적으로 수요수량의 통제제도로서는 생필품의 배급 · 배급표 · 허가제도 등이 있고, 공급수량의 통제제도로서는 원자재의 배급 · 할당제도, 또는 공출제도 등이 있다.
배급제도란 결국 경제적으로는 생산 또는 공급부족으로 인해 필요한 수량의 물자를 통상적인 시장기구를 통하여 합리적으로 정상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에 강제조달하기 위하여 실시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오늘날의 배급제와 유사한 것은 찾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배급제는 일제강점기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1) 일제강점기
일제는 주1과 주2의 수행과정 중에 이른바 ‘국가총동원법’ 및 이와 관련된 제반법령을 배경으로 전면적인 통제경제를 실시하였다. 이들은 자재와 각종 물자에 관한 통제지침에서 물자지급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였다. 최우선순위는 군사용품, 그 다음은 생산력확충용품으로 하였고 이를 다시 군수와의 관련도의 경중에 따라 순위를 세분하였고 민수용 소비물자는 최하위로 정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이 결정된 순위에 따라 소요물자를 할당 · 배당 또는 배급하였고, 일반 소비물자와 생필품의 배당과 배급도 군수와의 관련도의 경중순위에 따라 차등을 두어 행해졌다. 구체적으로는 군수공장과 일반기업과의 사이에 현격한 차별이 있었고,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에도 식량을 비롯한 각종 생필품을 차등있게 배급하였다.
예컨대 식량배급 때 일본인에게는 백미를 배급하였지만 한국인에게는 비료용 주3을 대용으로 배급하였다. 생필품 또한 설탕, 비누 등 기타의 중요 품목은 일본인에게만 배급하고 한국인에게는 배급하지 않았다. 결국 일제강점기의 배급제도는 모든 물자가 중앙의 총체적인 계획에 따른 전면적인 통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할당 · 생산 · 공급되었던 제도였다고 할 수 있다.
(2) 미군정기
광복 직후의 한국사회는 극심한 경제난에 봉착하였다. 일본인의 철수로 일본인 소유공장은 조업을 중단하게 되었고, 한국인 소유공장도 원료를 구하지 못해 가동이 거의 중단되었으며, 농수산물 생산도 극도로 부진한 형편이었다. 따라서 생필품의 품귀, 식량 · 연료의 부족 및 이에 따른 극심한 물가고현상 등이 날로 심각해졌다. 게다가 북한으로부터 수많은 월남민이 내려왔고 해외로부터 동포가 귀국하는 등 격심한 인구증가 현상이 가중됨으로써 경제난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와 같은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는 방책으로서 미군정당국은 민생구호에 중점을 두고 주로 식량 · 의류 등 주요생필품의 확보에 역점을 두는 시책을 강구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시책을 실천하기 위하여 미군정 당국은 3년 간에 걸쳐 무려 4억 634만 달러에 달하는 원조를 공여하였다. 이 자금 중에서 대부분의 금액은 긴급구호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점령지역구호원조(GARIOA) 자금으로 충당하였으며, 그 중에서 50％의 금액은 식량 · 피복 · 직물 등 가계와 직결되는 생필품 등의 공여에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군정 당국은 부득이 식량과 일부 생필품의 배급제도를 실시하게 되었다. 배급품목은 점령지역 구호원조자금에 의하여 제공되는 밀가루 및 기타 양곡을 중심으로 하는 식량과 피복 및 직물류 등 각종 민간구호단체와 종교구호단체가 제공하는 구호물자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주종을 이룬 것은 양곡이었다.
배급대상과 방법은 식량의 경우 주로 도시에 거주하는 가구중심으로 특히 월남민과 해외귀환동포에 중점을 두었으며, 가족수에 따라 일률적으로 밀가루와 그 밖의 양곡 일정수량을 정기적으로 배급하였다. 피복을 비롯한 기타의 생필품은 부정기적으로 불규칙하게 약간의 수량만이 가구별로 배당, 지급되었다.
미군정기의 배급제도는 그 성격이 일제하에서의 배급제도처럼 전체경제의 계획운영에 따른 경제통제의 한 수단으로 실시되었던 것이 아니었다. 즉 전체경제운영은 자유시장경제원리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다만 절대부족상태에 있는 식량과 일부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한 긴급구호대책으로서 부분적으로 또한 잠정적으로 실시한 제도였다.
(3) 정부수립 이후
6 · 25전쟁 중에는 전 국토가 황폐화되어 농업생산을 포함한 전체 산업생산이 거의 중단상태였고 극심한 물가고에 따라 국민 전체가 피난민이 되어버린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따라서 6 · 25전쟁기에도 식량을 중심으로 하는 구호적 성격의 배급제도가 실시되었다. 배급방법과 그 기본성격은 미군정기간 중의 배급제도의 그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하겠다.
1953년 휴전 뒤 경제재건정책 실시과정에서 경제가 안정기에 들어가면서 배급제도는 완화되었으며 끝내는 폐지되었다. 그 이후로는 현재까지 경제의 직접통제방식인 배급제도는 실시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도 사회복지적인 차원에서 구호대상자인 극빈자나 고아원, 양로원에 대하여 양식을 비롯한 특정물품을 다소간 무상배급하고 있으나 이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성격의 배급제도라고는 할 수 없고 일시적 · 임시적으로 실시하는 구호시책이라고 하겠다.
참고문헌
『자료대한민국사』 1∼7(국사편찬위원회, 1971)
『한국경제사』(권병탁, 박영사, 1984)
주석
관련 미디어
(1)
집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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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경방㈜1919년에 설립된 최초의 근대식 면방직회사. -
경제개념경제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한 물적 기초가 되는 재화와 용역을 생산 · 분배 · 소비하는 활동과 그것을 통하여 형성되는 사회관계의 총체를 가리키는 경제용어. -
경제개념경제사상재화와 용역의 생산 · 소비 · 분배 등의 과정을 통해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경제용어. -
경제개념기업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조직적인 경제단위. -
근대사단체대한천일은행1899년 서울에 설립되었던 은행. -
근대사인물박기종대한제국기 부하철도회사, 대한철도회사 등을 설립한 기업인. -
사회구조제도배급물품을 일정한 비례에 따라 여러 몫으로 나누어 주는 행위나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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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인물이용익대한제국기 때, 내장원경, 탁지부대신, 중앙은행 총재 등을 역임하여 근대 개혁에 기여한 관료. -
근대사단체호서은행1913년 5월 충청남도 예산에 설립된 민족계 지방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