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것으로서 철제 검신(劍身)이 S자형으로 굽어 있어 일본에서는 ‘사행검(蛇行劍)’ 또는 ‘곡신검(曲身劍)’이라 불린다.
이런 칼은 그 동안 일본에서 출토된 것 뿐이었기 때문에 일본의 독창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왔으나 1972년금성리고분에서 출토됨으로써 그 원류가 남한지방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의 출토 예는 이시카와현(石川縣) 후네(フネ)고분, 사카이시(堺市) 시치칸(七觀)고분, 도지카현(栃木縣) 구와(桑)고분, 효고현(兵庫縣) 가메야마(龜山)고분 등이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길이 70㎝를 전후한 장검에 속하며 검신이 4, 5회 굽은 것이다. 그런데 구와고분 출토품은 굽은 곳이 각을 이루고 있어, 백제에서 건너갔다는 이른바 칠지도(七支刀)에서 변화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검은 청동기시대의 동검을 모방한 철검이 차츰 장신화되면서, 쇠를 불려 만든[鍛造] 외날대도[單刃大刀]가 출현한 데 대응하는 잠정적인 형태이다.
이는 요녕식(遼寧式) 동검이나 세형동검의 돌기 및 양날홈과 같은 기능을 장검에 응용한 것이 분명하다. 기능은 찔린 상처 폭을 넓게 하는 동시에 적의 칼공격[劍擊]으로부터 손을 막아내는 데 있다. 그러나 대도에 칼코가 발생함으로써 이러한 과도적인 형식은 사라졌다.
금성리 출토 검은 길이 75.0㎝로서 그 중 슴베 길이가 13.0㎝이고, 검신 너비는 4.3㎝인데, 4회 만곡을 이룬다.
이와 가장 비근한 예는 일본 후네고분 출토검으로서 길이 72.5㎝, 슴베 길이 15.5㎝, 검신 너비 4.0㎝로 역시 4회 만곡되어 있다. 다만, 금성리출토 검의 관부(關部)는 양쪽이 직각으로 꺾인 데 반해, 일본검은 거의 관부를 활처럼 굽은 형상[弧形]으로 처리한 점이 다르다.
임실 금성리고분은 막돌로 쌓은 장방형 돌덧널[石槨]로서 철제대도(鐵製大刀) · 철모(鐵鉾) · 겸신(鎌身) · 마구재갈 등의 철제유물과, 긴목항아리 · 짧은목항아리 · 굽다리접시 등의 토기가 가야문화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물을 통해서 이 고분의 연대는 5세기 중반경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