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반양장. 206면. 1951년 대구청구출판사(靑丘出版社)에서 백기만(白基萬)이 펴냈다. 상화(尙火)는 이상화의 호를, 고월(古月)은 이장희의 호를 가리킨다. 표장(表裝)과 삽화는 추연근(秋淵槿)이 맡았다. 책머리에는 이장희의 필적인 ‘박연(博淵)’이라는 글귀와 함께 대구 달성공원(達城公園)에 상화시비(尙火詩碑)를 세우고, 그 기념으로 시비 앞에서 찍은 건립 위원들의 사진이 있다.
이은상(李殷相)의 서(序)와 편자의 발문(跋文)으로서 백기만의 부기를 비롯하여, 이상화의 시를 모은 『새벽의 빛』과 이장희의 시를 모은 『금붕어』, 그리고 이 두 시인에 대한 전기와 회상문으로 양주동(梁柱東)의 「낙월애상(落月哀想)」, 백기만의 「상화(尙火)와 고월(古月)의 회상(回想)」, 오상순(吳相淳)의 「고월(古月)과 고양이」의 순으로 편성되어 있다.
『새벽의 빛』에 실린 이상화의 시편은 16편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나의 침실(寢室)로」·「단조(單調)」·「반딧불」·「이중(二重)의 사망(死亡)」·「가을의 풍경(風景)」·「이별(離別)」·「쓸어져가는 미술관(美術館)」·「서러운 해조(諧調)」·「역천(逆天)」·「가장 비통(悲痛)한 기원(祈願)」·「말세(末世)의 희탄(欷嘆)」·「청년(靑年)」·「무제(無題)」·「그날이 그립다」·「금강송가(金剛頌歌)」 등이다.
『금붕어』에 실린 이장희의 시편은 11편으로 「동경(憧憬)」·「봄은 고양이로다」·「청천(靑天)의 유방(乳房)」·「봄철의 바다」·「여름밤」·「하일소경(夏日小景)」·「고양이의 꿈」·「비오는 날」·「버레우는 소리」·「쓸쓸한 시절」·「눈은 내리네」 등이다.
물론, 여기에 수록된 시편들이 이상화나 이장희의 전(全)시편은 아니다. 출판 당시 편자에 의해 조사·입수된 범위 내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을 뿐이어서, 이 책에는 그들의 작품이 많이 누락되어 있다. 이들이 완벽히 정리된 것은 최근 몇몇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진 바 있다.
『상화와 고월』은 두 시인의 연구를 위한 선구적인 작업이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