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매문사(賣文社)에서 발간한 『진달래꽃』에 수록되어 있다. 창작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그의 시 세계가 어느 정도 확립된 1925년경으로 추정된다.
1연 4행씩 전(全) 5연의 형식을 지닌 시로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격앙된 어조로 노래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칫 잘못하면 단순히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을 슬퍼한 넋두리로 보아버릴 수도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부정적인 평가로 일관될 작품은 아니다. 우선, ‘초혼’이라는 제목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상례의식의 한 절차인 고복의식(皐復儀式)에서 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고복의식은 임종 직후 북쪽을 향하여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번 부르는 행위로서, 죽은 사람을 재생시키려는 의지를 표현하는 부름의 의식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죽음을 확인하는 절차인 것이다.
이러한 의식이 「초혼」의 전체적 구조에 수용되어 있다. 이 시에서는 죽은 사람의 이름을 첫째 연과 둘째 연,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세 차례 부르고 있다.
이것은 사랑하던 사람을 상실한 아픔이 점차로 고조되어감에 따라 님의 상실이 처음에는 개인적 차원의 것이었다가 차츰 전체나 집단의 차원으로 확대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 작품에서 소월의 율격의식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1연·3연·4연의 2행과 5연의 2행에서 보이는 동량(同量) 4음(音) 3보격(步格), 2연의 1·2행과 4연의 3·4행, 5연의 1행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7·5조로 불리는 층량(層量) 3보격, 2연의 3·4행과 5연의 1행에서 나타나는 층량 2보격 등 세 유형으로서, 각각의 율격은 각 연의 어조와 정서표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김소월의 시는 이와 같은 다양한 율격의 실현을 통하여 현대성을 획득하고 있으며, 「초혼」 역시 그 점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