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는 고려 후기 승려 혜심(慧諶, 1178-1234)이 편찬한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에 수록된 공안 및 염(拈)·송(頌) 등의 착어(著語: 공안에 붙이는 짤막한 평)에 대해 용어와 전고 등의 설명과 함께 해당 공안의 의미를 해석한 공안집 주석서이다. 저자 각운(覺雲)은 13세기 전반 혹은 14세기 말에 활동한 승려로 알려져 있다. 17세기 중엽까지는 공안에 대해 해설한 책과 염·송 등에 대해 해설한 책이 별도로 유통되다가 17세기 후반에 현재와 같은 형태로 합하여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조계산 수선사 제2세 진각국사(眞覺國師) 혜심(慧諶, 1178-1234)이 편집한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에 수록되어 있는 본칙(本則) 공안 및 염(拈) · 송(頌) 등의 착어(著語)에 나오는 주요 구절들에 대해 해설한 공안 해설집이다. 『선문염송집』에 수록된 1,463개의 공안 모두에 대해서, 『선문염송집』에 수록된 순서대로 해설을 붙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각운(覺雲)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정체에 대해서는 혜심의 제자로 13세기 전반에 수선사에서 활동한 승려라는 견해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걸쳐 활약한 구곡각운(龜谷覺雲)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 중기에 이미 두 가지 견해가 함께 전해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이에 대한 확실한 이해는 확립되어 있지 않다.
현재 전하는 자료에 의하면 17세기 중엽까지는 『선문염송집』의 본칙 공안에 대해 해설한 책과 염(拈) · 송(頌) 등에 대해 해설한 책이 별도로 유통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1684년에서 1685년에 걸쳐 월저 도안(月渚道安, 1638-1715)이 두 종류의 책을 합하고 교정하여 『선문염송설화』라는 이름으로 간행하면서 현재와 같은 형태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본칙 공안에 대해 해설한 책은 각운이 편찬한 것으로 보이지만, 염(拈) · 송(頌) 등에 대해 해설한 책도 각운이 편찬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본칙 공안에 대한 해설서로는 1512년(중종 7)에 벽송 지엄(碧松智嚴, 1464-1534)이 필사했다고 하는 『염송화족(拈頌畵足)』과 1600년 경 송광사에 간행된 『염송구곡설화(拈頌龜谷說話)』가 전하고 있으며, 염(拈) · 송(頌) 등에 대한 해설서로는 『염송구곡설화』와 비슷한 시기에 송광사에서 간행된 『염상당(拈上堂)』이 전하고 있다. 1538년(중종 33)에 본칙 공안에 대해 해설한 『염송설화』를 간행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해당 판본은 전하지 않고 있다. 본칙 공안과 염(拈) · 송(頌)에 대한 해설을 함께 모은 『선문염송설화』는 월저 도안의 주도로 1684년(숙종 10) 6월 묘향산 선정암(禪定庵)에서 판각을 시작하여 다음 해에 안주(安州) 고묘불당(古廟佛堂)에서 간행되었고, 1707년(숙종 33)에 월저 도안의 제자인 설암 추붕(雪巖秋鵬, 1651-1706)의 주도로 전라도 고흥의 팔영산 능가사(楞伽寺)에서 중간되었다. 이후 1889년(고종 26)에는 설두 유형(雪竇有炯, 1824-1889)이 경기도 양주 천마산 봉인사(奉印寺)에서 『선문염송집』과 『선문염송설화』를 회편하여 목활자본 『회편선문염송집설화』를 간행하였는데, 권1~3만을 간행하고 중단되었다. 1983년에 『선문염송집』과 『선문염송설화』 두 책 전체를 회편하여 『선문염송염송설화회본』이라는 이름으로 『한국불교전서』 제5책에 수록하였다.
본칙 공안과 염(拈) · 송(頌) 등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하여 불경과 선문헌은 물론 유가와 도가 등의 외전을 다양하게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문헌을 인용하여 여러 용어와 전고를 밝히는 형식은 송나라 때의 승려인 목암 선경(睦庵善卿)이 여러 선종 조사들의 어록을 해설하기 위해 편찬한 『조정사원(祖庭事苑)』과 비슷하다. 다만 『조정사원』이 용어와 전고의 해석에 중점을 두는 훈고적 성격이 강한데 반하여 『선문염송설화』는 용어와 전고에 대한 설명 못지않게 해당 공안에 대한 비평과 재해석에도 중점을 두는 점에 차이가 있다.
이 책의 구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선문염송』의 첫 번째 공안인 “석가모니가 도솔천(兜率天)을 떠나지 않고 이미 용궁으로 내려왔고, 어머니의 태에서 나오지 않고 중생 제도를 마쳤다.”고 한 것에 대하여, '도솔(兜率)'이라는 제목하에 이 이야기의 출처가 『화엄경』 이세간품(離世間品)이라는 것과 도솔천이 어떤 곳이며, 이 이야기가 석가모니의 팔상도(八相圖) 가운데 어디에 해당되는 것이라는 것, 그 사상의 진의가 무엇인가 등을 해설하고 있다. 또 이 공안을 소재로 한 후대 승려들의 송(頌) 등에 대해서도 각 승려의 호 두 글자를 적고서 필요한 용어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머지 공안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형식으로 이야기의 출처 및 주요한 용어의 풀이, 격외(格外)의 법문에 대한 해설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