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선원사 약사전(藥師殿)에 있는 철조여래좌상이다. 118㎝의 크기로, 광배와 대좌는 없어지고 불상만 남아 있다. 양 손도 최근에 만들어 끼운 것이다. 선원사 철조여래좌상과 관련되는 명문이나 문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구체적인 조성 배경을 알 수 없다.
통견(通肩 : 옷이 양쪽 어깨를 덮고 있는 것) 형식으로 법의(法衣 : 불상의 옷)를 착용하고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있는 불상이다. 장방형의 머리와 약간 긴 듯한 목, 네모난 상체, 넓게 퍼진 듯한 삼각형의 하체로 이루어져 있다. 불상은 전체적으로 형식화된 듯하지만, 신체 곳곳에서 입체감을 나타내려한 노력이 보인다.
철조여래좌상은 마치 가발을 덮어 쓴 듯한 나발(螺髮 : 소라 형태의 머리카락) 형식의 머리카락과 낮고 둥근 육계(肉髻 : 정수리 위에 솟아나온 부분), 육계 윗부분의 정상 계주(髻珠 : 원래는 인도 귀족 청년의 머리카락을 묶던 보배 장식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형태가 바뀌었음)와 머리와 육계가 닿아 있는 곳의 중앙 계주를 지니고 있다.
불상은 이마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미간(眉間)에 있어야하는 백호(白毫 : 원래 흰털을 뜻하지만, 후대에 보석 등으로 대체됨)가 표현되어 있지 않다. 마치 두 개의 선으로 그린 듯한 눈썹과 부풀어 오른 듯한 눈두덩, 가늘게 뜬 눈, 오뚝한 코, 약간 팽창된 양 볼, 적당한 크기의 입과 귀를 지니고 있다. 이마와 양 볼, 턱 부분이 상대적으로 나와 있어 입체감을 더 해 준다. 턱 아래 목으로 이어지는 부분에는 삼도(三道 : 세 개의 선)가 표현되어 있는데, 굴곡진 모습이 세 개의 링을 쌓아 놓은 듯하다.
불상의 가슴 부위는 밋밋하여 입체감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으며, 가부좌(跏趺坐 : 양반 자세로 앉은 모습)를 하고 있는 오른발은 지나칠 정도로 크게 표현되었다. 한편 V자 형식으로 옷깃을 여민 법의(法衣 : 불상의 옷)는 전례가 없는 특이한 모습으로서 옷깃 가장자리를 한복과 같이 다른 천으로 덧댄 모습을 하고 있다. 양쪽 어깨와 양쪽 무릎 부분에서 법의 위로 전해지는 불상의 질감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경직된 감이 없지 않다. 또한 양팔 위와 양 다리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법의의 주름을 지나칠 정도로 과장되게 표현하기도 하였다. 불상은 가발 같은 두발 형태와 부은 듯한 얼굴, 경직된 모습 등에서 고려시대 전기의 특징을 볼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 9세기 이후에 불상의 재료로 사용되던 철로 제작되었다. 머리카락 형태와 얼굴의 모습이 고려시대 전기에 보이는 일반적인 철조여래좌상과 유사하지만, V자 형식으로 법의를 입은 모습은 다른 불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고려시대 전기에 충청도 지방에서 주로 조성되던 1m 전후 크기의 철조여래좌상과 비슷하다. 이 불상이 언제부터 남원 선원사에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원래 이곳에서 조성되었다면 고려시대 전기 철불 조성이 지역적으로 상당히 확대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