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선(崔南善)이 지은 창가(唱歌). 1914년 10월호 ≪청춘 靑春≫ 창간호의 부록(附錄)으로 위고(Hugo. V.M.)의 <레 미제라블 Les Miserables>을 초역(抄譯)한 <너 참 불상타>와 함께 실려 있다. 7·5조 4연으로 총 133절로 이루어진 장가(長歌)이다. 머리에는 이를 노래로 부르게 하기 위하여 악보(樂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최남선에서 비롯되는 7(3·4 또는 4·3)·5 또는 8(4·4)·5조의 3음보로 된 <경부ㅤㅌㅕㄹ도가>를 포함한 일련의 창가(唱歌類型)이다. 먼저 그 편성 내용을 보면,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 면에다 가사 2절을 싣고 거기에 나오는 지명(地名)이나 사적지(史蹟地) 등의 해설을 붙이고 있다.
가사의 전체 내용은 서울에서 기차로 출발하여 평양역을 거쳐 압록강을 건너 중국대륙의 주요 도시를 돌아보고 연해주를 통해 러시아·독일·이탈리아·네델란드·스위스·그리스·프랑스·벨기에·영국·스코틀랜드·아일랜드·미국·일본 등지로 이어진다. 대부분이 기차편이고 유럽에서 미국과 일본 및 한국(부산)으로 이어지는 여정(旅程)에서만 기선(汽船)을 이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주로 여행하는 나라의 수도(首都)와 산업도시 및 유서(由緖) 깊은 사적지의 탐방(探訪)이 그 주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때로는 세계적 문호나 사상가들의 고향도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작자가 여행의 대상국을 실지로 여행하지 않고 지리서나 역사서, 그리고 지도와 여행안내서 등을 참고하면서 쓴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내용은 그렇지가 않다.
작자가 실지로 여행하고 답사하면서 쓴 것처럼 사실적이고 박진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노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된다. 머리의 해설에서 세계의 지리 및 역사상으로 긴요한 지식을 얻고, 우리 나라가 세계 교통의 요지가 된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인식시켜 주기 위해서 쓴 것이라고 저자 자신도 말한 바와 같이, 최남선의 초기 시에 나타난 ‘바다‘와 ’소년‘을 주제로 한 지리적 관심의 소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