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하편으로 되어 있다. 이인직(李人稙)이 쓴 상편은 1908년 유일서관에서 출간하였고, 김교제(金敎濟)가 쓴 하편은 1911년동양서원(東洋書院)에서 출간하였다. 이인직의 생존시 발간된 하권이 어떠한 사연에서 김교제의 작으로 되었는지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원주 치악산 밑에 살고 있는 완고한 홍참의(洪參議) 집에는 서울 개화파 이판서의 딸이 전처소생 아들인 백돌에게 시집와 살면서 후실 시어머니 김씨 부인과 시누이 남순의 구박 때문에 눈물짓는다. 그나마 위로를 주던 남편 백돌이 개화에 대한 의지로써 장인의 도움을 입어 일본으로 유학간 뒤, 시어머니는 혼자 남은 며느리를 간부(姦婦)로 오해하여 치악산으로 내쫓는다.
거기에서 이씨 부인은 최치운·장포수의 겁탈 위기를 벗어나고 마침내 승려가 되지만, 그 또한 미모로 인하여 파문을 당하자 우물에 빠져 자살을 기도한다. 한편 이씨 부인의 몸종 검홍이는 이씨 부인의 친정으로 돌아와서 복수를 계획하고 귀신장난을 벌여 홍참의 집안을 쑥밭으로 만드는 데에서 상편이 끝난다.
하편에서 홍참의는 집을 나와 방랑하다가 며느리임을 모른 채 우연히 여승 하나를 구출하게 되고, 집에 돌아와 김씨 부인을 내쫓는다. 우여곡절 끝에 목숨을 건진 이씨 부인은 친정으로 돌아가게 되고, 유학을 마친 백돌은 처가 죽은 줄 알고 장인의 중매로 혼인하게 된다. 그러나 신부가 곧 이씨 부인임을 알자 눈물겨운 상봉을 하고, 계모인 김씨 부인도 만나 극진한 정성으로 모심으로써 모두 화목하게 살게 된다.
이 작품은 계모를 중심으로 한 가정 비극에 개화 풍조가 함께 얽혀진 작품으로서, 주제는 계모의 박해, 고부간의 갈등, 갑오경장 이후의 신·구 대립, 신교육관의 고취, 미신타파 및 노복(奴僕) 등 하층계급의 반발의식이 다각도로 다루어져 있다. 특히, 계모문제의 비극성은 전통적인 우리나라 가부장제 가정의 근본적인 문제로서, 고대소설 이후 거의 유형화된 소재이다.
이 작품이 재래적인 가정비극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대소설의 타성에서 벗어난 것은 보수적인 가정과 진취적인 가정의 대조를 보여주는 동시에, 몰락해가는 봉건사회의 배경 속에서 현실의 한 단면을 반영하는 한편, 신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실천한 점에 있다고 하겠다. 근대소설적인 의의 또한 여기에서 발견될 수 있는 것이다.